'탈당 만류''사퇴 압박'…혼돈의 새정치연합

[이영은기자] 당 내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사진)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탈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 내 혼란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부터 사흘째 외부와의 접촉을 피한 채 칩거하며 탈당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감혁신위원장과 원내대표 사퇴는 물론, 탈당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의 탈당 언급에 새정치연합은 벌집을 쑤신 듯 발칵 뒤집혔다. 당의 유일한 법적 적통성을 이어받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박 위원장이 탈당할 경우 당의 혼란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당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원내지도부는 전일 연쇄회동을 통해 '어떤 경우에도 박 위원장의 탈당은 있을 수 없다'는 뜻을 모으고, 탈당을 적극 만류키로 결의했으나 실패에 돌아갔다. 조정식 사무총장과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박 위원장과 접촉해 탈당설의 진위를 확인하고 설득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박 위원장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에서는 박 위원장의 탈당 만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의원들 간에는 박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및 원내대표직 사퇴 문제를 두고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중진의원들은 전일 회동에서 "빠른 시일 내에 의원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고,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역시 "조속히 비대위원장을 지명해 당내 갈등을 수습해야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김현·강기정·유승희·은수미·우원식·오영식·진성준·최재성 의원 등은 '긴급 의원 모임'을 구성하고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박 위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설훈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박 위원장이 지도력을 상실했다고 생각한다"며 "박 위원장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쉬게 하는 것이 좋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다만 박 위원장의 탈당과 관련해서는 "당 대표로 있으면서 그런 얘기를 하면 안되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이처럼 당 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 위원장이 오는 17일 경 본인의 거취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