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이재용 범 삼성家 "이재현 CJ 회장 선처"

[김현주기자] 탈세와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 미술관장이 탄원서를 제출했다.

유산 상속 소송 등으로 악화됐던 삼성과 CJ간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범 삼성가에서 지난 19일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한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건희 회장의 둘째형인 고 이창희씨의 부인인 이영자씨, 차녀 숙희씨, 3녀 이순희씨 등이 함께 탄원서 명단에 이름을 넣었다.

탄원서에는 이 회장이 예전부터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고, 지금의 상태로는 수감생활을 견뎌낼 수 없으니 선처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의 부재로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고 투자 시기를 놓쳐 CJ 그룹 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과 CJ는 지난 2012년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유산 소송을 제기한 이후 갈등을 빚어왔다. 양측은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지만 2심까지 이건희 회장이 승소했다. 이맹희씨는 지난 2월 상고를 포기한 바 있다.

범삼성가가 한 목소리로 이재현 회장에 대해 선처를 부탁한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두 그룹이 해묵은 감정을 털어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CJ측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CJ 측은 "우리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라며 "이번일을 계기로 가족간에 화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