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사진) 원내대표가 14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헌정 사상 첫 여성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탄생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발생 비상시국에 취임,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의 연이은 선거 참패 이후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들어서는 등 숨 돌릴 틈 없이 백 여일을 달려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단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던 폭풍 같은 100일을 걸어왔다. 때로는 세찬 비바람을 뚫고 가야 했고, 잠시의 평온도 내일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다"며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지난 5월 8일 "국민에게 당당한 야당, 존재감있는 야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임기 첫 과제로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제시했던 박 원내대표의 100일은 그다지 순탄치 않았다.
같은 시기 취임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주례회동 정례화, 세월호 국정조사 합의 도출, 지난달 11일 박근혜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 회동 등은 제 1야당 원내대표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원내 수장으로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던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일 '세월호 특별법' 양당 원내대표 합의 직후부터다.
7.30 재보선 참패 이후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비대위 체제인 당을 이끌게 된 박 원내대표는 '원톱'으로 나선 직후 첫 성과물로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내놨다.
그러나 수사권·기소권이 빠진 특별법 합의는 세월호 유가족과 당 내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박 원내대표의 우군이었던 강경파 의원들마저 돌아서면서 '재협상'이라는 뼈아픈 실책으로 돌아왔다.
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당의 혁신과 재건이라는 중대 작업을 맡게 된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이 큰 생채기를 남기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박 원내대표의 정치적 명운은 세월호 특별법으로 꽉 막힌 정국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달렸다는 전망이 많다.
박 원내대표가 교착 상태에 놓인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성과를 도출해 낸다면 타격을 입은 그의 리더십이 다소 살아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취약해진 리더십으로는 당의 비대위 체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당과 본인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해 "지금 폭풍의 언덕 위에 선 심정이지만, 폭풍을 뚫고 나가면 언젠간 무지개가 뜬다는 믿음으로 이 시련을 헤쳐 나가겠다"며 "지금은 인내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는 말을 되새겨 본다"고 말했다.
또한 난항을 겪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는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합의과정에서 진통이 계속되고 있어 가슴 아프다'면서도 "저에게 쏟아진 강한 비판이 역설적으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사라져가던 관심을 다시 깨웠다는 점에서 감사하며, 언젠가는 국민들께서 이해해주실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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