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서 쏘나타 '제값받기'…이유는?

[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형 쏘나타' 가격을 국내보다 높게 책정하는 등 '제값받기' 전략을 통해 일본업체의 엔저 공세에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현대차는 22일(현지시간) 신형 쏘나타의 미국 판매가격이 2.4 모델 기준으로 2만1천150달러(2천172만원)~3만1천575달러(3천243만원)라고 발표했다.

가장 저렴한 엔트리 트림인 '2.4 SE' 모델의 미국 가격은 2만2천150달러(2천172만원)으로 책정했다. 국내 판매 동일 배기량 모델 중 사양이 사양이 비슷한 '2.4GDi 스타일'의 세전가격 2천20만원보다 152만원 더 높다.

다만 미국에서 판매되는 같은 급의 YF쏘나타(2.4GLS 트림, 2만1천450만원)보다는 300달러 낮췄다.

주력모델 이상의 경우는 가격을 인상했다. 고급 트림인 2.4 리미티드 테크는 기존 YF쏘나타보다 3만달러에서 3만25달러로 소폭 올렸다. 2.0 터보 모델의 미국 판매 가격은 종전 2만8천575달러에서 3만3천525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2.4 리미티드 얼티메이트 트림(3만1575달러)도 새로 만들었다.

신형 쏘나타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20%를 차지해 경쟁이 가장 치열한 패밀리 세단 세그먼트(차급)에 속한다.

GM, 포드 등 미국업체는 안방의 이점을 앞세워 신차를 대대적으로 투입하고 있으며 토요타, 닛산 등 일본업체는 엔저를 등에 업고 공격적인 할인정책을 펼치는 등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번 신형 쏘나타의 미국 현지 가격정책은 신형 쏘나타의 최저 트림은 가격을 낮추는 반면 고급트림은 가격을 인상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 일본 경쟁차의 엔저 공세에 대응하는 한편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은 끌어올려 어려운 시장환경을 정면돌파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원화 강세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미국에서의 '제값받기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의 트림을 다양화해 고객의 선택 폭도 확대했다. 신형 쏘나타는 기존 YF쏘나타의 6종에서 8종으로 트림 수를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