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가 원·달러 환율 하락과 엔저 등 악재에도 불구, 1분기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며 예상보다는 부진한 실적이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다.
내수판매를 견인한 '신형 제네시스'의 신차 효과와 해외판매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2분기에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예측하기 힘든 환율 변동성으로 상황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 21조 6천490억원(자동차 17조7천193억 원, 금융 및 기타 3조9천297억원), 영업이익 1조9천3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1.3%, 3.7%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p 상승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0.3%p 줄어 3분기 연속 하락하며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1분기 8.7%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9%대를 지탱했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은 환율에 발목이 잡혔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 2.9% 감소한 2조6천932억원 및 2조28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4.8% 늘어난 122만7천467대를 기록했다. 내수는 전년동기 대비 4.5% 증가한 16만675대를 판매했다.
올 1분기 현대차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신형 제네시스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그랜저다. 이 같은 고급 신차들의 판매 확대로 인해 수익성이 증대됐다.
신형 제네시스는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이후 올해 1분기에만 1만1천79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1분기 판매량(3천305대)과 비교하면 기대 이상의 신차효과를 거뒀다.
1분기 현대차 승용차 모델 중 최다 판매 모델인 그랜저는 2만3천633대가 판매되며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이 소폭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말 출시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올 1분기 4천18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체 그랜저 판매량 중 판매 비중이 17.7%에 달했다.
해외시장에서도 총 106만6천792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브랜드가치 제고로 해외 판매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고 설명했다.
◆성장세 이어갈까…"불확실성 여전"
업계에서는 업계에서는 올 2분기 현대차의 실적이 신형 제네시스 판매 본격화와 중국 3공장 상업생산 개시, LF쏘나타 판매 등에 힘입어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형 쏘나타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할 경우 2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업이익률의 두 자릿수 복귀도 유력하다.
다만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조와의 마찰과 예측하기 힘든 환율,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천40원대 아래로 급락하는 등 환율 변동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만큼, 2분기 이후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원화강세 기조 등 환율 여건이 부담스럽지만 해외판매 비중 확대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출과 수익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질적 성장을 통한 내실 다지기 덕분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수익성을 실현할 수 있었다"며 "현재의 판매 실적이 이어지면서 환율 안정이 이뤄지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환율 하락에 대비한 컨틴젼시 플랜(비상 계획)을 시행하며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최근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를 통해 판매 확대와 수익성 향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해외시장에서 전략 모델을 적기에 투입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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