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대기업인 SK플래닛이 스마트 보육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경쟁 벤처기업을 비방하는 마케팅을 펴 비판받고 있다.
SK플래닛의 사내벤처 형태로 출발한 '니어키즈'가 사업홍보 과정에서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언급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SK플래닛이 서비스하는 '니어키즈'는 스마트폰을 통해 부모에게 아이의 활동사항과 어린이집·유치원의 소식을 전하고 하원 알림, 셔틀버스 알림 등의 알림 기능과 원아수첩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육 앱이다.
국내 보육 앱 시장은 10개 가량의 업체들이 경쟁하는 곳으로, 벤처기업 키즈노트가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창업자인 최장욱 공동대표는 딸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알림장을 보고 사업 가능성 봤다. 지난 2011년 11월 아이의 활동사항과 어린이집·유치원의 소식을 전하는 스마트 알림장을 주요 서비스로 내세워 보육 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키즈노트의 현재 회원수는 20만명으로, 가입된 어린이집·유치원을 보면 1만개소가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국에 있는 약 5만개소의 유아원중 20%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는 한국어 버전만 있지만 베트남과 호주, 체코 등에 분포된 한인어린이집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늘면서 해외 진출도 고민 중"이라며 "연내에 프리미엄 버전을 선보이고, 본격적으로 수익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빠르게 성장중인 키즈노트가 최근 위기에 봉착했다. '키즈노트가 곧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소문이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키즈노트 측은 요즘 돌고 있는 '비방과 험담'의 출처가 SK플래닛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지난 12일 중앙대에서는 국방부청사, 과천청사, 국가정보원, 서울고등검찰청 등의 국가 주요부처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는 원장들의 정기 모임이 열렸다.
모임에 참석한 A원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이자리에 초청된 SK플래닛 니어키즈 관계자가, 키즈노트가 최근 비용 문제로 사무실을 옮겼고, 직원들은 계속적으로 퇴사하고 있으며, 6개월 이내에 서비스를 접는다고 했다"고 확인했다.
나쁜 얘기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키즈노트 측은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에서 관련 사항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준용 키즈노트 공동대표는 "이전부터 일부 영유아 보육기관 원장들을 상대로 '키즈노트처럼 무료로 서비스 운영하는 스타트업은 서버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도산의 위험이 크다'는 발언들을 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공적인 자리에서까지 이런 발언을 하다니 씁쓸하다"며 "사무실을 옮긴 것은 직원이 늘면서 추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5억원을 후속 투자 받고, 중기청 글로벌 R&D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5억원을 정부 지원을 받을 정도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키우고 있다"면서 "사업을 접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플래닛 관계자는 "니어키즈는 육아 및 보육 모바일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사내 벤처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니어키즈의 경쟁력 있는 부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키즈노트의 약관상 예고없이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는 부분을 얘기하려던 것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의 행태는 대기업 계열사가 신생 벤처기업이 만들어 놓은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며 벤처죽이기를 한 셈"이라며 "상도의적으로 문제가 큰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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