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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의 미래'···포털-벤처 성장열쇠는 신뢰


[아이뉴스24 창간 14년 기획]포털, 상생의 시대를 열다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포털이 벤처기업들과의 동반성장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인터넷 경제의 관문인 포털은 수만 개의 벤처 콘텐츠 기업의 성장기반이 되는 동시에 해외시장 개척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한 경쟁시대를 맞고 있는 인터넷 산업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은 대안이 아니라 생존"이라며 "언어·문화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포털이 글로벌 허브 역할을 맡아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털, 인터넷 생태계의 '큰형님' 돼야

포털의 지배력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인터넷의 관문인 포털은 창의적인 벤처기업들의 성장에 직접적인 지원군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이 지배력을 남용하지 않고, 검색의 중립성을 지키고 다양한 콘텐츠사업자들이 활성화할 수 있는 관문의 역할을 한다면 벤처 활성화에 그 무엇보다 기여할 수 있다"며 포털이 인터넷업계의 '큰형님' 역할을 해주기를 주문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사회적 요구에 따라 공정하고 건전한 인터넷 생태계 조성과 함께 검색중립성을 지키겠다고 결정했다. 자사 콘텐츠 중심의 검색서비스를 넘어 중소 벤처 기업의 서비스가 알려질 기회를 막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에 네이버는 검색시 중소업체 사이트 물론 경쟁사의 사이트까지 노출하고, 검색시 원본 검색을 우선하고, 광고와 정보를 구분을 명확히 하는 식 등으로 검색의 개방성과 중립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올해 지난해 조성한 500억원 규모의 '벤처 창업 지원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을 위한 엔젠투자와 인큐베이션 및 신생 벤처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진행할 계획도 밝혀 올해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또 오픈 API 개방, 스타트업 창업·투자 지원, 웹툰 지원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유망 벤처를 인수하거나 투자를 통해 벤처를 지원하겠다는 경영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지난해 3월부터 스마트폰 홈 화면 꾸미기 앱 서비스 업체인 버즈피아에 지분투자를 해오다 같은 해 10월 초 이 업체의 경영권을 정식으로 인수했다. 올해에는 사내 벤처 육성 지원 프로그램인 다음 NIS를 외부 벤처에도 확대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네이트를 서비스하고 있는 SK컴즈는 모회사인 SK플래닛과 함께 초기벤처기업의 사업 성장에 필요한 기반 시설과 시스템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포털의 벤처지원은 다른 어떤 것보다 즉각적으로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벤처기업들도 반길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개척이 관건

국내시장 측면에서 상생을 위한 공정 경쟁의 환경조성이 중요했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들과의 해외 동반진출의 성과야 말로 상생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 국내 벤처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1년 6월 출시한 라인은 전 세계 230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용 중인 글로벌 메신저다. 하루 평균 가입자 수가 60만 명 이상에 달하며, 내달 초에는 글로벌 가입자 4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 가입자 5천만명을 기록했으며, 태국 2천400만명, 대만 1천700만명, 인도네시아 1천700만명, 인도 1천300만명, 말레이시아 1천만명 등이 사용 중이다. 최근에는 스페인어권에서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라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모바일 콘텐츠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게임업체들의 진출이 눈에 띄고 있다. '라인 쿠키런'의 경우 출시한달 만에 글로벌 1천만 다운로드를 넘어선 바 있다.

국내 웹툰 작가들의 캐릭터를 활용한 스티커 판매는 모바일 라인을 타고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스마일브러시'의 와루 작가와 '버라이어티 숨'의 박수미 작가 등의 작품들은 라인을 타고 세계 곳곳을 파고 든다.

네이버는 일본법인인 라인과 연계한 지원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현재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의장을 맡고 있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과 공동으로 '스타트업 재팬부트캠프(가칭)'를 추진 중이다. 일본 법인인 라인과 연계해 국내 벤처기업이 해외 지사의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해외 동반진출을 돕는다는 계획이어서 벤처업계의 이목이 모인다.

4억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가진 라인과의 동반진출 등, 포털의 글로벌 동반성장 움직임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크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라인이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되면 국내 모바일 콘텐츠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함께 성장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 동반성장에 대한 신뢰가 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라인의 캐릭터 비즈니스는 인터넷부문에서도 대기업과 중소 벤처가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과 자신감을 줄 수 있는 모델"이라며 "현지화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면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한경쟁시대, 새 규제 패러다임 요구

창조경제를 이끌 첨단 시장인 인터넷은 전통적인 산업과 달리 가속도를 내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구글은 전통적인 산업과 달리 짧은 시간에 세계 최고의 인터넷기업으로 성장, 국내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인 산업에 대해서는 공정경쟁의 룰 위반에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지만, 인터넷 기업에 대해서는 경쟁활성화에 방점을 둔 유연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이를 테면 우리사회에서도 이슈가 된 검색의 중립성 문제와 관련, 미국 정부는 검색중립성의 최소한의 틀을 유지하면서 서비스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포털 서비스를 비롯한 콘텐츠 영역의 창의적 비즈니스 환경을 유도하는데 초점을 맟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효과(가입자가 더 많은 사이트로 가입자가 몰리는 효과)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인터넷 시장과 관련, 오프라인식 규제철학을 벗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넷기업협회 최성진 사무국장은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글로벌 인터넷 생태계에서 어떻게 우리 기업이 성장 발전할 수 있느냐 하는 관점에서 시장활성화를 위한 다양하게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네이버 토론회'에서 서울대 이상승 경제학 교수는 "검색의 문제에서도 보듯 경쟁사업자에 일부 피해가 가더라도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경쟁법의 허용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의 법해석"이라며 "독과점적 사업자라고 해도 우선적으로 자율규제가 원칙으로, 부족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늘면 경쟁법적 규제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규제개혁 의지를 내보임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도 인터넷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 이진규 인터넷정책국장은 '인터넷 규제개선 추진단' 가동을 알리며 "인터넷 분야의 규제를 혁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인터넷 3.0'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해 규제패러다임도 바꾸어야 한다"며 "포털과 벤처는 상대의 것을 뺏아야 내가 성장하는 시장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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