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삼성생명이 삼성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매입에 나섰다. 또 삼성물산도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매입, 2대 주주에 오르는 등 삼성그룹 계열간 지분 변동이 이어지고 있다.
매각하는 쪽은 신사업 등을 위한 자금마련 목적으로, 매입측은 장기 투자 목적이 표면적인 이유. 그러나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 변화 등 시각도 있어 주목된다.
13일 삼성생명은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중인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거래로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율은 28.6%에서 34.41%로 늘었다. 기존과 같은 2대 주주지만 지분율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 37.45%에 육박하는 규모다.
삼성생명은 이번 지분 매입과 관련 "재무 투자적 관점에서 안정적 투자수익 확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분을 매각한 삼성전기나 삼성물산 측 역시 "(신사업 등을 위한) 투자 자금 확보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공교롭게 이날 삼성물산도 삼성SDI가 보유중인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203만6천966주(5.09%) 전량을 총 1천130억원에 매입했다.
이번 거래와 관련 삼성물산은 "양사간 상호 협업 강화 차원"으로, 삼성SDI는 "투자 자금 마련"을 이유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삼성에버랜드에서 삼성생명에서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삼성그룹이 계열간 재편 작업에 나선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것.
실제 업계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에버랜드간 사업 양수도, 삼성SDS와 SNS 합병에 이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간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물산측이 올들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이번 거래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7.81%를 보유,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대 주주는 지분 13%를 보유한 제일모직이다.
더욱이 순환출자 구조의 중심에 있는 삼성생명이 계열간 흩어져 있던 지분을 매입하고 나서면서 이 역시 최근의 후계구도 등을 감안한 사업재편이나 지배구조 변화 등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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