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PC시절 인터넷 시작페이지가 중요했듯, 모바일 시대에는 스마트폰 첫 화면이 중요하다"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스마트폰 첫 화면잡기 전쟁에 대한 IT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털은 물론 통신사까지 스마트폰 초기화면을 잡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PC시절 프로그램 하나를 깔면 '인터넷 시작페이지를 XX으로 설정'이란 문구가 뜨며 경쟁했듯이 이제는 런처(Launcher)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런처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글꼴·아이콘·사운드 등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을 총징한다.
런처를 설치한 뒤 해당 런처가 지원하는 테마를 적용하면 잠금화면과 홈화면의 바탕화면과 아이콘 등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팬택이 기본 제공하는 홈화면 이외에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휴대폰을 꾸밀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한 꾸미기 앱으로 보이지만 포털은 물론 통신사까지 런처 경쟁에 뛰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스마트폰 초기화면은 하나의 플랫폼이 됐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사용 빈도가 높은 앱을 초기화면에 설정해 놓기 마련이다. 때문에 런처를 통해 자사의 서비스를 스마트폰 상에서 쉽게 노출시켜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이용 빈도를 자연스럽게 높이는 효과를 보기 위한 창구로 런처를 활용하는 것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내놓은 '도돌런처'가 검색 기능 등 일부를 네이버와 연동하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대형 포털사들은 일찌감치 런처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런처 시장에서는 중국 벤처 개발사가 만든 '고런처'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은 '도돌런처'를 지난 3월에 출시했다. 도돌런처는 총 140여종의 무료 테마를 갖추고 있으며 고퀄리티 디자인 테마·스페셜 테마 등으로 세분화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돌런처는 출시 2주만에 50만 다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음은 '버즈런처' 개발사 버즈피아를 인수하며 런처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음은 버즈피아 인주 전 버즈피아와 제휴를 맺고 런처 앱 개발을 지원하는 동시에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버즈피아는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카카오의 카카오홈은 해당 런처를 초기화면으로 설정하면 카카오톡·카카오스토리 등과 같은 관련 서비스가 초기 화면에 노출된다.
통신사 역시 런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을 겨냥해 3월 초 'T간편모드'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 T간편모드2.0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놨다. 스마트폰을 피처폰의 키패드와 유사한 형태로 바꿔, 통화·문자·사진첩·주소록과 같은 주요 기능만 큰 아이콘으로 배치한 게 특징이다. 또한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을 통해 '론처플래닛' 베타서비스를 지난 7월 시작했다.
KT도 지난 5월 자회사인 KT미디어허브가 '스마런처'를 출시, 좋아하는 스타와 캐릭터로 화면을 꾸밀 수 있도록 했다. 국내 16개 엔터테인트먼트 기획사와 협력해 아이돌 테마를 선보인 게 특이점이다.
포털 관계자는 "자체 앱을 휴대폰에 내장하도록 할 수 있는 통신사나 제조사에 비해 포털의 콘텐츠 접근도는 약할 수 밖에 없다"며 "모바일 플랫폼 강화를 위해선 초기화면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이동시대, 벤처와 포털은 물론 통신사까지 뛰어든 런처 시장 선두 자리를 놓고 업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