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일부 언론들이 통합진보당 이석기(사진) 의원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이 확보했다는 녹취록의 일부를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12일 서울 합정동의 모 종교시설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모임의 녹취록은 일반인의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선 충격적인 발언들이 대부분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오는 전쟁을 맞받아치자,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 "권력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를 이제 바꿔 버려야 한다"고 했다.
권역별 토론에서는 유류시설과 통신 시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총기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장난감 총의 가스 쇼바의 개조가 가능하다. 인터넷에서 폭탄을 만들어 사람을 살상시킬 만큼 위협도 만들 수 있다"는 대화도 오갔다.
평택의 유류저장시설 이야기도 나왔다. "평택 유조창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니켈합금인데 두께가 90cm"라는 구체적인 언급이다.
이처럼 국정원이 녹취록의 일부를 공개하고 나선 것은 이석기 의원 사건이 최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조직의 개혁여론이 높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세간의 의혹의 눈초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는 최소 3건 이상의 음성과 녹취록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국정원은 이 의원에 대해 내란음모 혐의로 사전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통합진보당은 이같은 국정원의 모든 혐의가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은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류 시설, 통신시설에 대해, 총기나 살상 등 입에 담기도 어려운 내용들이 진보당 관계자들로부터 나왔다는 것인데 모두 황당무계한 소설"이라고 부인했다.
이석기 의원이 주도한 RO모임의 회원으로 보도된 김 의원은 "제가 이미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저는 이 조직을 들어본 적도 없고 가입을 한 적도 없다. 5월달 합정동의 모임도 물론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상규 의원도 이날 TBS '열린 아침 송정애입니다'에서 언론이 공개한 녹취록에 대해 "NLL공방에서도 원본이냐 사본이냐가 논란이 됐다"며 "지금도 똑같이 발췌본 이야기가 그대로 나오고 있는데 사실이면 그대로 밝히면 될 것인데 왜 조금씩 흘리고 있나"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국정원이 언론 플레이를 해서 진보당에 대한 혐오감을 만들어 국민들로부터 자꾸 멀어지게 하려고 하는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며 "이것이 국정원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그는 5월 12일 모임 자체에 대해서도 "실제 그 장소에 사람들이 모인 것인지, 거기서 이석기 의원이 발언을 했는지 모든 것이 퀘스천 마크"라며 "그런데 이를 다 사실인 것으로 전제하고 내란음모를 했다는 것인데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 가지고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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