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한국 e스포츠의 대표적인 국산 종목 '서든어택'을 보유하고 있는 넥슨코리아의 e스포츠 정책에 변화가 감지된다. 넥슨코리아는 수년간 함께했던 파트너사인 온게임넷을 떠나 곰TV, 스포TV 등 신진 게임방송사들과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한다.
넥슨코리아는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곰TV 스튜디오에서 서든어택 2013 섬머 챔피언스리그 개막전을 진행했다. 이전 리그까지는 온게임넷과 함께 진행했지만 이번 리그부터는 곰TV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말 서비스를 시작해 넥슨코리아의 최고 인기게임 중 하나로 자리잡은 '피파온라인3' 리그 역시 최근 게임방송 중계에 뛰어든 스포TV가 주관하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 외에도 그동안 넥슨코리아가 온게임넷과 함께 진행했던 던전앤파이터 리그, 카트라이더 리그, 카운터스트라이크온라인 리그 등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온게임넷이 아닌 곰TV 등 다른 게임방송사와 진행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같은 넥슨코리아의 의사결정은 곰TV나 스포TV가 온게임넷보다 더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이 됐다는 것을 뜻한다.
e스포츠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TV나 IPTV 등의 보급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e스포츠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늘었다"며 "예전처럼 케이블 채널이기 때문에 반드시 온게임넷과 함께 리그를 해야 한다는 의사결정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도 "온게임넷과 문제가 있어서 다른 방송사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 효과와 비용 등을 감안한 사업 담당자의 의사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2일 진행된 서든어택 리그는 온게임넷이 주관할때보다 훨씬 더 많은 관객들로 발 디딜틈조차 없었다. 리그 흥행과 홍보효과를 위해서 곰TV를 선택한 넥슨코리아의 의사결정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넥슨코리아가 온게임넷을 선택할 수 없었던 이유는 방송편성 문제도 있다. 현재 온게임넷는 리그오브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주요 시간대에 편성하고 있다. 두 게임에 치중하다보니 넥슨코리아의 다른 종목들의 편성이 주요시간대에 배치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는 현재 e스포츠 방송사가 온게임넷 밖에 없기 때문에 발생했다. 과거 MBC게임이 e스포츠 방송을 했을 당시에는 양 방송사가 리그를 나눠서 중계했기 때문에 국산종목들도 주요 시간대에 편성될 수 있었다.
대표적인 국산종목사인 넥슨코리아가 온게임넷이 아닌 파트너 방송사를 선택함에 따라 e스포츠 채널 다양화의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MBC게임이 e스포츠 방송을 포기한 이후 한국e스포츠협회의 절대 과제는 또다른 방송사를 발굴하는 것이었다. e스포츠를 보다 많이 알리기 위해, 더 많은 e스포츠 리그가 열리기 위해 새로운 방송사가 등장해야 한다는 것이 e스포츠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협회 입장에서도 곰TV나 스포TV가 e스포츠 방송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