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디지털 카메라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 DSLR, 미러리스, 콤팩트 카메라가 서로의 영역을 빠르게 침범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전체 카메라 시장 규모가 줄어들자 각 카테고리에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경계 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는 각 카메라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제품군을 전략 모델로 선보이고 있다.
일단 많은 업체들이 '미러리스 카메라'에 주력한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 시장을 모두 노리는 제품이다. 소니와 삼성전자, 파나소닉 등이 연초 신제품을 선보였다.
물론 같은 미러리스 카메라라도 겨냥하는 소비자층은 각기 다르다. 소니가 최근 선보인 'NEX-3N'은 콤팩트 카메라를 주로 구입하는 여성 고객들을 노린 중저가 모델이다.
여성 소비자 및 초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편리한 셀카 기능 등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소니 NEX-3N의 가격은 69만8천원. 성능 좋은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구입을 고민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고려해 볼 만한 수준이다.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1위 탈환을 노리는 삼성전자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 'NX300'을 출시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빠른 속도, 3D 렌즈 등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이 주 타깃. 제품 가격 또한 89만9천원으로 소니 NEX-3N보다 20만원 가량 더 비싸다.
파나소닉은 DSLR 카메라 성능을 압도하는 전문가용 'GH3'를 내놨다. 이 제품은 특히 동영상 촬영에 특화돼 DSLR은 물론 방송 등 전문 촬영장비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가격은 바디킷 기준 149만9천원, 14-140mm 렌즈를 포함하면 229만9천원에 달한다. 카메라를 처음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닌 셈이다.
◆콤팩트 카메라, DSLR 시장까지 넘본다
콤팩트 카메라로 DSLR 시장을 노리는 카메라도 있다. 후지필름 'X100S'와 니콘 '쿨픽스 A' 등이 그것. 이 제품들은 콤팩트 카메라지만 성능은 DSLR 못지 않다. 두 제품 모두 보급형 DSLR에 주로 탑재되는 APS-C 규격의 CMOS 이미지 센서를 채용했다.
후지필름 X100S는 과거 레인지파인더(RF) 카메라 외관을 빼닮은 제품이다. 콤팩트 카메라지만 RF카메라처럼 광학식 뷰파인더를 사용해 DSLR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도 친숙하다. 뷰파인더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광학식은 물론 전자식으로도 변환된다.
또 진짜 RF카메라처럼 초점을 맞추려는 부분을 확대하는 기능과 초점이 맞으면 피사체 주변부를 선명하게 표시하는 '포커스 피크 하이라이트' 방식도 사용할 수 있다. 필름 카메라의 향수를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제격인 셈이다.
DSLR 명가 니콘에서 만든 콤팩트 카메라 '쿨픽스A'는 DSLR의 기술력이 집약됐다. 특히 니콘 DSLR에 사용되는 DX포맷을 콤팩트 카메라 최초로 탑재해 고화질과 아웃포커싱 구현에 용이하다.
니콘 쿨픽스A는 내부 UI조차 DSLR을 닮았다. 제품 뒷면 'i'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DSLR에서 볼 수 있는 정보표시창으로 바뀐다. DSLR을 메인으로 사용하는 유저들이 휴대가 간편한 서브 카메라로 활용하기에 부담이 적다.
이 밖에 소니가 지난해 말 출시한 'RX1'의 경우 업계 최초로 고급 DSLR에 탑재되는 풀프레임 센서를 콤팩트 카메라에 채용해 현재까지도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미러리스 위협하는 초소형 DSLR도 등장
렌즈교환식 카메라 1위 캐논은 DSLR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반격을 꾀하고 있다.
이달 출시를 앞둔 캐논 'EOS-100D'는 DSLR 카메라를 앞세워서다. DSLR 이지만 크기와 무게는 미러리스 카메라 수준으로 확 줄었다. 단점으로 지적되던 휴대성을 해결한 셈이다.
편의성도 대폭 강화했다. 장면 인텔리전트 오토 모드와 삼각대 없이 야경촬영, HDR 역광 보정 등을 SCN 모드로 통합해 다이얼 기능 등이 추가됐다. 모드 다이얼은 특히 360도로 회전해 편리하다.
또한 소프트포커스, 토이카메라, 어안렌즈 등 7가지 필터효과를 라이브뷰 모드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속도도 빨라졌다. 캐논 100D는 라이브뷰나 동영상 촬영시 피사체를 추적하는 자동 초점(AF) 능력이 개선됐다. 아울러 LCD 화면을 보면서 얼굴 인식 및 지정한 피사체를 따라가며 초점을 잡을 수도 있다.
또 캐논 콤팩트 카메라 '파워샷 N'은 스마트폰과 경쟁하는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작은 크기를 위해 정사각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셔터 버튼도 없다. 렌즈 윗부분을 눌러 촬영하는 방식이다. 작은 크기에 스마트 기능도 갖춰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사진을 찍고 공유할 수 있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만큼 제품별로 카메라를 나눠 소비자층을 공략하기보다 그냥 '카메라 유저'를 찾는게이 급선무"라며 "스마트폰과의 차별화가 중요해지면서 전반적인 성능 강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최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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