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삼성이 마침내 소프트웨어로 승부를 걸기 시작했다."
미국 주요 외신들은 삼성이 갤럭시S4를 계기로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 시장 공략 포인트로 잡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현지 시간) 삼성이 소프트웨어 성능을 대폭 강화한 갤럭시S4를 앞세워 애플과 한판 승부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IT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 역시 그 동안 추격자 전략을 고수했던 삼성이 갤럭시S4에서 차별화된 성능을 탑재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삼성은 오는 4월 한국, 미국 등 155개국에서 갤럭시S4를 출시할 전망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가격에 출시될 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신 사장 "SW 관련특허 120건 출원…해외 인력도 대폭 채용"
그 동안 삼성의 경쟁 포인트는 하드웨어였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내놓을 때마다 아이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은 날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갤럭시S4 공개 행사에서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신기능을 자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갤럭시S4에는 눈동자로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하거나 손을 흔들면서 웹 페이지를 스크롤 할 수 있는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또 손가락을 흔들어서 이메일이나 이미지, 동영상에 담긴 콘텐츠를 미리 볼 수도 있다. 삼성은 또 삼성 허브라는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도 선보이면서 아이튠스 대항마로 만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이 성장세가 조금씩 둔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동안 소프트웨어는 삼성 스마트폰의 약한 고리 중 하나였다.
신종균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3년 전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면서 "훌륭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겸비한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또 삼성이 갤럭시S4를 공급하는 동안 유저 인터페이스나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권 120건 가량을 출원했다고 밝혔다. 또 각종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 인도, 러시아, 중국, 유럽 등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고용했다고 강조했다.
시장 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닐 모스턴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갤럭시S4의 스펙과 기능이) 삼성이 스마트폰 기술 최강자라는 명성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갤럭시S4의 차별화된 스펙과 서비스가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불과 몇 개월에서 길어야 1년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사이에 경쟁자들이 갤럭시S4를 벤치마킹해서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란 얘기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2011년 64%에 이어 지난 해는 43%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35%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추격자에서 스마트폰 최강자 거듭나려면…
IT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 역시 삼성이 갤럭시S4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애플 추월 전략에 본격 나섰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삼성이 '추격자'에서 진정한 스마트폰 강자로 거듭나기 위해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삼성이 지난 해부터는 제품 전략 면에서도 조금씩 본 궤도를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좀 더 큰 화면에다 애플과는 다른 기능을 결합한 제품에다 성공적인 마케팅을 결합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해 선보인 갤럭시 노트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적했다. 당시 삼성은 아시아 언어권 이용자들은 펜 입력 수요가 많다는 시장 조사 결과를 제품에 그대로 반영한 것이 갤럭시 노트란 것이다. 그 결과 삼성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융합한 '패블릿'을 만들어내면서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실제로 삼성은 소비자들의 성향 파악을 위해 시장 리서치 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 해 삼성은 리서치 비용은 매출의 5.7%에 달했다. 반면 애플은 매출의 2.4%를 투자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삼성의 투자는 과감했다. 삼성은 지난 해 미국 시장에서 집행한 마케팅 비용이 4억100만달러에 이르렀다. 전년 7천800만 달러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경쟁업체인 애플의 마케팅 비용 6천800만 달러와 비교해도 엄청난 규모였다.
'추격자'였던 삼성이 스마트폰 최강자로 떠오른 이면에는 엄청난 리서치, 마케팅 투자가 있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려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 제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덧붙였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