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상대방의 신규가입자모집금지(영업정지) 기간을 노려 보조금을 과도하게 뿌린 통신 3사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임원을 소환, 엄중 경고를 했다. 방통위의 이같은 조치가 추가 징계 여부로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관련업계와 방통위에 따르면 통신 3사 영업담당 임원은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연속 방통위의 소환을 받고 불려나가 보조금 과열 경쟁에 대한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조우현 영업담당본부장, KT 구현모 사외채널본부당, LG유플러스 임찬호 유통정책부문장이 각각 방통위 호출을 받았다.
방통위는 4일 3사의 부사장급 영업 총괄책임자를 소환해 추가 경고를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방통위는 현재 통신사 보조금에 대한 '추가징계'를 전제로 '사실조사'까지 벌이고 있다. 추가 영업정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상대방 영업정지 노린 '가입자 뺏기'에 경고
통신 3사는 현재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벌여 방통위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순차적으로 가입자 모집을 금지당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1차로 24일간의 처분을 받아 지난 1월30일로 정지기간이 끝났다. SK텔레콤이 두번째 순서로 22일간의 영업정지를 당하고 있는 상황. 방통위는 통신사에 대한 영업정지 징계가 이용자들의 불편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같은 '순차' 영업정지를 명령했다.
문제는 통신사들이 상대방의 영업정지 기간에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기 위한 보조금 경쟁을 더욱 심하게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 기간에는 SK텔레콤과 KT가 '가입자 빼앗기' 혈투를 벌였다.
1월 SK텔레콤에서 KT로 번호이동을 해 나간 가입자는 34만1천509명이며 KT에서 SKT로 옮겨간 가입자도 30만8천613만명에 달했다.
지난 2004년 국내 번호이동이 허용된 이래 10년간 한 통신사에서 3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움직인 것은 처음이다. 두 회사가 서로 뺏기고 빼앗은 번호이동가입자는 65만122명에 달했다.
영업정지가 막 끝난 LG유플러스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 형국.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을 노린 LG유플러스와 KT의 보조금 경쟁이 지난 주말 절정에 달했다.
한 대형 휴대폰 유통업체 대표는 "(통신사들이)출시된지 한달이 안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최신폰에 보조금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아이폰5나 갤럭시노트2에 6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실리는 정책이 게릴라성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주말에 통신 3사 영업담당 임원을 긴급 소환해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기준치 이상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추가징계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방통위는 66일간 지속되는 영업정지 기간동안 불법 영업을 하는 사업자를 엄중히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영업정지 상태가 아닌 나머지 사업자들이 오히려 과열경쟁을 유발하자 방통위는 영업정지 기간 연장 등을 포함한 '추가 징계'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 번 실태 점검 이후 보조금 과잉 여부에 대한 '사실조사'에 돌입했다"면서 "실태점검과 달리 사실조사는 '징계'를 전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조사가 끝나면 추가 징계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사실조사는 '경쟁 촉발사업자'를 찾는데 중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통신 3사가 이미 지난번 영업정지 의결 때 '경쟁 촉발 사업자에 대한 가중처벌'에 스스로 동의한 만큼 과열 경쟁을 유도한 사업자에게 어느 때보다 엄한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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