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애플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뉴아이패드와 함께 애플TV 새 모델도 공개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겐 생소하지만 애플TV는 이미 세 번째 모델이다. 애플TV 3세대는 1080p 풀HD 영상까지 지원하도록 성능이 향상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애플TV는 국내에선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일부 애플 마니아들은 해외 구매 대행 등을 통해 사용하고 있다. 이런 번거로움까지 감수하면서 애플TV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애플TV를 긴급 공수해서 사용해 봤다.
글-사진| 박웅서 기자 @cloudpark
01. '단순함의 미학' 보여준 애플 리모컨애플TV를 설치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HDMI를 이용해 애플TV를 TV와 연결하고 전원을 켰다. 그러자 가장 먼저 언어를 설정하는 화면이 나타났다. 의외로 한국어도 지원했다. 다음으로 와이파이 네트워크 설정을 통해 집안에 무선망에 연결했다. 기본설정은 이것으로 끝이다.
조작도 간편하다. 단순하게 생긴 리모컨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이 리모컨은 애플식 단순함의 극치다. 선택, 메뉴, 재생 등의 버튼과 선택 버튼 주변에 방향키가 있을 뿐이다. 수많은 버튼이 들어가 있는 리모컨 때문에 골머리를 싸매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리모컨은 빠르고 부드러웠다. 누를 때마다 바로 반응이 왔다. 다양한 기능들이 들어가 있는 대신 속도가 느려 답답했던 기존 스마트TV 리모컨보다 훨씬 스마트하게 느껴졌다.
'리모트 앱'을 사용해 애플TV를 조작할 수도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의 다른 모바일 기기를 갖고 있다면 이 앱을 이용해 애플TV를 사용할 수 있다.
리모트 앱은 방향키와 검색시 쿼티 자판을 제공한다. 이 앱을 사용하니 리모컨을 사용할 경우 문자 입력이 힘들었던 아쉬움을 쉽게 날려버릴 수 있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그 동안 불가능했던 한글 입력도 가능하다.
03. 나라별로 풍성한 콘텐츠…한국은 없네?애플TV의 또 다른 장점은 '홈 공유' 기능이다. 홈 공유 기능을 사용할 때 한 가지 신경 쓸 부분이 있다. 위치를 미국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항목은 없다. '설정->아이튠스 스토어->위치'에서 바꾸면 된다. 국내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항목은 없다.
메인 화면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항목이 눈에 띈다. 맨 위에는 동영상, TV 프로그램, 음악, 컴퓨터 등이 있다. 각 항목으로 표시를 넘길 때마다 맨 위에 관련 썸네일이 표시된다. 다른 서비스들은 모두 동영상 관련 애플리케이션이다. 동영상, TV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미국 콘텐츠들이다.
사용자 위치를 일본 등 다른 나라로 바꾸면 해당 국가의 콘텐츠를 보여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내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는 없다. 한국 콘텐츠의 부재. 애플TV가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04. 애플TV-아이패드, 이어서 즐긴다애플TV의 다른 특화 기능 중 하나는 바로 호환성이다. 애플 제품간 콘텐츠를 공유하며 즐길 수 있는 에어플레이와 미러링 기능이 대표적이다. 에어플레이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들어 있는 사진, 음악, 동영상과 같은 컨텐츠를 큰 TV 화면에서 재생해주는 기능이다. 컨텐츠를 아이패드에서 보다가 에어플레이 아이콘을 누르고 애플TV를 선택하면 된다.
아이폰, 아이패드의 화면 자체를 TV에서 볼 수도 있다. 두개의 화면에서 거울처럼 똑같이 본다고 해서 '미러링'이라고 부른다. 애플 제품의 가운데 버튼을 두번 누르고 왼쪽으로 밀어서 미러링 아이콘을 눌러 활성화시키면 된다.
미러링 기능을 작동시키면 아이패드에 있는 화면이 똑같이 TV에 구현된다. 전자책이나 웹툰, 게임 등 어떤 앱을 작동시켜도 더 큰 화면에서 볼 수 있다.
05. 국내선 콘텐츠 공유가 주 용도인정할 점은 인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애플TV가 제공하는 다양한 동영상 서비스를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국내 사용자들을 위한 콘텐츠가 아닐 뿐더러 외국어가 능숙하지 않다면 불편하기까지 하다.
국내에서 애플TV는 다른 용도다. 홈 공유나 에어플레이, 미러링을 통해 모바일 기기의 컨텐츠를 공유하는 것은 이보다 더 편리한 방법이 없다. 특히 미러링의 경우 TV용 콘텐츠 걱정이 사라진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콘텐츠를 TV에서 바로 즐기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용도라면 국내에서도 애플TV는 꽤 쓸 만한 제품일 수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쓰다가 아이패드를 사용하게 되니 스마트폰 사용 빈도가 크게 줄었다. 웬만한 건 모두 화면이 더 큰 아이패드로 하게 됐다는 말이다. 애플TV도 마찬가지 아닐까? 집에 오면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만큼 애플TV를 같이 즐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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