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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외치던 구글, 폐쇄적 애플 닮아가나


자체결제시스템 강제…앱 개발사 수익저하 '멘붕'

[김영리기자] 구글이 구글플레이 운영정책을 강화하며 다시 한번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에 내부 결제 수단을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개방성을 내세워온 구글이 애플의 폐쇄적 정책 중 하나인 '인앱 결제'(In App Purchase) 정책을 강제하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달 31일 안드로이드 앱 개발사에 다른 외부 결제수단을 거치지 말고 구글 자체 결제시스템을 사용할 것을 강요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간의 유예기간 후에도 이를 적용하지 않으면 구글플레이에서 삭제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으로 구글플레이에서는 가상 화폐나 유료 아이템을 거래할 때 휴대폰 소액 결제 및 외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애플이 iOS에서 자사의 인앱 결제(IAP) 외의 결제 방식을 허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조치다.

애플은 지난해 음원과 영상, 게임, 전자책 등 iOS 앱을 통해 유통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의 결제 시, 애플이 제공하는 결제모듈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제했다. 애플은 거래 금액중 3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소리바다와 벅스 등 음원사의 앱스토어 등록이 거부되면서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전자책이나 게임사들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며 애플 IAP 정책을 수용하기도 했다.

구글 역시 지난 3월 기존 안드로이드 마켓을 구글플레이로 개편하면서 구글 자체 결제시스템을 적용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크게 강제를 하지 않았던 터라 앱 개발사들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내지 못한 수익을 구글플레이에서 상쇄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앱 개발사들은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10% 수준) 휴대폰 결제 및 모바일 결제 대행사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구글이 자체 결제시스템을 강제할 경우 애플과 마찬가지로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앱 개발사들의 수익은 낮아지게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애플에 이어 구글이라는 거대 플랫폼에 종속되면서 국내 모바일 생태계 발전이 저해될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다.

최재홍 원주대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애플과 구글은 플랫폼 영향력을 이용해 더욱 개발사들을 압박해 올 것"이라며 "정부 차원이든, 업계 차원이든 대책을 마련해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우리만의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플레이가 본격적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전향하면서 콘텐츠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정책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쩔 수 없이 플랫폼을 가진 사업자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트너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애플 인앱 결제 시스템 매출은 12조원, 수수료 수익만 3조원을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 게임 앱 개발사 대표는 "곤혹스럽다"며 "그동안 강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글의 개방정책을 믿고 자체 결제시스템도 도입했는데 아직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음원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애플의 경험이 있어서 구글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대비해왔다"며 "다만 구글이 생태계 발전을 위한 개방성을 내세우다가 수익을 우선시하며 정책을 변경한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구글플레이 정책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는 정책은 있었다"며 "이번에 그 내용을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글플레이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이외에도 저작권 침해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있는 앱도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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