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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 애플, 그 속에선 어떤 일이…


[신간소개]인사이드 애플

그 때까지만 해도 애플 관련 기사는 온통 스티브 잡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던 시절이었다. 당연히 이 기사는 미국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몰고 왔다.

그 기사를 쓴 사람은 애덤 라신스키 포천 선임기자. 라신스키는 이미 세 해 전인 2008년 당시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팀 쿡이 잡스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예견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던 인물이다.

'인사이드 애플'은 애덤 라신스키가 포천에 기사를 쓴 지 6개월 쯤 뒤에 출간한 책이다.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가 잡스 개인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면, '인사이드 애플'은 외부 사람들에겐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던 애플의 내부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따라서 '잡스 이후 시대'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겐 훨씬 더 유용할 수도 있다.

이 책 곳곳에는 10년 간 실리콘밸리를 취재한 라신스키의 탁월한 취재력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라신스키는 애플 전현직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동안 누구도 접근할 수 없었던 내부 시스템과 기업문화를 날카롭게 분석해주고 있다. 애플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에서부터 철저하게 업무 중심으로 돌아가는 회사 내부 시스템, 그리고 비밀스런 경영방식을 낱낱이 파헤쳐주고 있다.

저자는 애플의 장점 중 하나로 '스타트업의 장점을 잘 흡수한 점'을 꼽고 있다. 잡스는 불필요한 조직 단계를 없애버리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자나 디자이너는 설사 간부가 되더라도 수익 걱정할 필요 없이 자기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작은 회사처럼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이 애플의 장점이라고 저자는 분석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포함돼 있다. 잡스가 건강이 악화되기 전 매년 100명을 극비리에 모아서 회의를 했다는 '톱 100 모임' 이라든가, 새롭게 입사한 직원들의 비밀 유지 정도를 시험해보기 위해 가짜 프로젝트를 맡기는 등의 이야기는 읽는 재미를 선사해준다.

저자는 분명한 사업방향, 확실한 개인 책임, 어느 정도의 긴박감, 지속적인 피드백, 그리고 단순 명료한 업무 등이 애플을 지배하는 가치관이라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 중 하나는 "애플이 잡스 없이도 계속 번성할 수 있을까"란 물음일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인 라신스키는 "애플 특유의 가치관이 얼마나 조직 깊숙이에 자리잡고 있느냐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라신스키 역시 당분간은 애플이 여전히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계속 그런 위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이 몰락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당분간 수많은 경쟁자들을 앞서나갈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일정 부분 애플의 뛰어난 경쟁력에서 기인하지만 한편으로는 경쟁자들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스의 빈 자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이란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애플에서 소프트웨어 담당 임원으로 일하다가 2006년 회사를 떠난 아비 티베니언의 다음과 같은 말이 이 부분을 잘 요약해주고 있다.

"스티브가 떠나도 여전히 경쟁자 중에는 스티브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244쪽)

(애덤 라신스키 지음/ 임정욱 옮김, 청림출판 1만5천원)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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