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기초과학연구원(원장 오세정)이 기초과학연구원 1차 연구단장으로 김기문 포항공대 교수,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 등 10명을 선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사업으로 국내외 외부연구소 50개를 연구단으로 지정해 운영하게 된다.
50개 연구단은 연간 100억원 내외를 지원받으며, 연구단장은 연구분야 선정부터 연구단 구성, 연구원 평가 등에서 외부 간섭없이 전권을 갖게 된다. 2012년 반기 기준으로 책정된 예산은 1천600억원이다.
이번 1차 연구단장 공모에는 해외 교포 과학자 3명을 포함해 수학·물리학·생명·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 최고의 학자들이 선정됐다.
연구원 측은 "먼저 우수한 학자들을 유치하고, 이들의 연구를 전격적으로 지원하는 새로운 연구단 구성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1차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으로 선정된 과학자들은 각각 '세포의 운명 결정에 있어 조절 RNA(김빛내리), 시냅스성 뇌기능 장애(김은준), 인지와 사회행동 등 뇌의 매커니즘(신희섭), 면역 항상성 연구(찰스 서) 등을 연구하게 된다.
김기문 포항공대 교수는 초분자화학 분야 선두주자로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2008), 호암상(2006) 등 많은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2010년 쿠커비트릴(Cucurbituril)을 이용한 세포막단백질 분리를 세계 최초로 성공해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는 마이크로 리보핵산(RNA)에 관한 독보적 연구로 2010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최근 10년 동안 우수한 논문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발표한 논문의 30% 이상이 네이처, 셀 등 권위있는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그녀는 평가과정에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장, 의학분야 노벨상인 라스커상 수상자 등 7명의 해외석학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았다.
김은준 KAIST 교수는 뇌기능 장애 연구 분야에서 인정받는 과학자로 2011년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선정평가위원회로부터 연구단 비전과 운영계획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아동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발병시키는 유전적 요인을 네이처에 발표해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노태원 서울대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 재료 물질 연구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2010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그의 연구는 모든 전자기기에 사용될 초박막·초소형 메모리 소자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희섭 KIST 뇌과학연구소장은 한국의 뇌과학분야 최고 권위자로 2006년 1호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146편 이상의 우수한 논문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연구단장으로 재직할 예정이다.
오용근 위스콘신대 교수는 기하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학자로 '사교위상수학의 플로어 호몰로지 이론'에서 중요한 응용방법을 규명한 업적으로 필즈상을 수여하는 국제수학자총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초청받아 강연한 바 있다.
유룡 KAIST 교수는 나노다공성 탄소물질 분야의 개척자로 2007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2011년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화학자 100인'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그가 만든 탄소나노벌집은 'CMK'라는 고유명사로 통용되며 새로운 연구분야를 창출했다.
정상욱 미국 럿거스대 교수는 신물질 합성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그의 논문 피인용횟수는 3만번이 넘으며 이는 한국인으로는 최다 수치이다. 정상욱 교수의 경우, 물리학계에서 구축한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기초과학연구원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찰스 서(한국명 서동철) 포항공대 교수는 면역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최근 포항공대로 이직했다. 1984년부터 현재까지 116편의 우수 논문 실적이 있으며, 2007년 호암상을 수상했다. 평가과정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피터 도허티 교수로부터 추천서를 받았다.
현택환 서울대 교수는 균일한 나노입자를 저렴하고 손쉽게 대량생산 가능한 합성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과학자로, 한국인 학자중 나노분야 피인용횟수 상위 0.1% 논문을 최다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10년 화학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에 한국인 최초로 부편집장으로 선임됐다.
선정된 연구단장들은 각각 50명 내외의 연구단을 이끌게 되며 본원 소속의 연구단을 제외하면 각 학교 소속으로 연구를 수행하게 되며 인건비 등 연구비는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는다. 대신 연구단장으로 재직하는 교수들은 교내 보직을 맡을 수 없으며 연구리더들도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 진행하는 다른 사업에서 중복으로 지원받을 수 없다.
한편, 기초과학연구원은 연내 두 차례 더 연구단장 선정을 추진해 연내 20개, 2017년까지 50개 규모의 연구단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차 연구단장 선정은 오는 31일까지 접수된 신청자를 대상으로 6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기초과학연구원에선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신진과학자들이 국내에서 포스닥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등 기초과학계의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세정 원장은 "이번 1차 연구단장 선정이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누가 봐도 이견이 없는 국가과학자 급의 인물들을 위주로 이뤄졌다면 2차 연구단장 선정부터는 30대 등 젊은 과학자도 연구단장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선정과정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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