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정치 테마주 찾기가 점입가경이다.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새로운 종목들이 차기 대권주자 관련주로 등장하고 있다. '숨은 정치 테마주 찾기' 바람이다.
특히 증시에서 주요 대권주자 관련주로 회자되는 종목들은 대권주자 후보자 1인당 10여 개를 훌쩍 넘는 적지 않은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대개 혈연, 지연, 학연 등을 연결고리 삼아 엮인 경우가 많다. 아는 사람이 힘 있는 자리에 가면 혜택을 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정치 테마주를 만드는 토대라 할 수 있다. 그리 건강한 발상은 아닌 셈이다. 정치인의 주요 정책과의 연관성을 추측해 짝을 짓는 일도 있다.
과연 주요 정치 테마주들은 어떤 이유에서 함께 움직이게 됐을까.
◆박근혜株…친인척, 정책 관련주 다수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종목으로 거론된 종목들로는 EG, 신우, 동양물산, 대유에이텍, 대유신소재, 넥스트칩, 엠텍비젼,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세운메디칼, 솔고바이오, 바이오스페이스, 사람인에이치알, 에스코넥, 윌비스, 두올산업, 한국선재, 홈센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EG, 신우, 동양물산, 대유에이텍, 대유신소재는 박 위원장의 친인척 관련 종목들이다.
EG는 박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는 산화철 전문 제조업체다. 신우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 지만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사외이사를 맡은 적이 있다. 신우의 경우, 작년 2월에 서 변호사가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 회사측이 "더 이상 (대선) 테마주가 아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동양물산은 박 위원장의 사촌 박설자씨의 남편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다. 대유에이텍도 이 회사 박영우 회장의 처 한유진씨가 박 위원장의 조카다. 대유신소재는 대유에이텍의 계열사다.
넥스트칩과 엠텍비젼은 두 회사의 대표이사가 박 위원장의 대선용 씽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로 전해지며 박 위원장 관련주에 이름을 올렸다.
노인 복지, 일자리, 저출산 대책 등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이 중시한 복지정책과 관련된 종목들도 적지 않다. 저출산 대책 관련 종목으로는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 노인 복지 관련주로는 의료기기제조업체인 세운메디칼, 솔고바이오, 바이오페이스, 메타바이오메드 등이 꼽힌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취업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인에이치알, 그리고 취업포털 커리어넷의 대주주인 에스코넥, 공무원 교육사업을 하는 윌비스가 거론된다.
박 위원장이 재추진을 약속한 동남권 신공항 관련주들도 있다. 두올산업, 한국선재, 홈센타 등이다. 이 기업들은 신공항 후보 중 한 곳인 경남 밀양 주변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문재인株…노무현 전 대통령 인연, 학연 등부산 사상구 의원에 당선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관련 종목들은 우리들제약, 우리들생명과학, 위노바, 에이엔피, 피에스엠씨, 바른손, 유성티엔에스, 서희건설, 한성기업, 조광페인트, S&T모터스 등을 들 수 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 문 고문의 근무처, 학연 등을 이유로 묶인 모습이다.
문 고문은 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지낸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이에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종목들이 문 고문 관련주로 이어졌다. 우리들병원그룹 관련주들이 이같은 케이스다. 우리들의료재단의 이상호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기 때문이다. 관련기업인 우리들제약, 우리들생명과학, 위노바(우리들그룹의 의료기 제조`유통) 등이 대표적이다.
에이엔피의 경우, 비상근이사인 송철호 변호사와의 인연이 주목받았다. 송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문 고문과 함께 인권변호사로 활동했었다. 송 변호사는 또 이번 19대 총선에서 울산 중구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뜬금없지만 문 고문이 활동했던 법무법인 부산이 법률고문을 맡았다는 이유로 문재인 관련주가 된 기업들도 있다. 피에스엠씨, 바른손이 그렇다. 바른손의 경우, 2007년에 잠시 법무법인 부산이 법률고문을 맡은 적이 있지만 지금은 전혀 관계가 없다.
유성티엔에스, 서희건설, 한성기업, 조광페인트, S&T모터스 등은 해당기업 경영자나 임원이 문 고문과 학교 동문이라는 소문에 재료로 엮였다. 그러나 실제 친분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S&T모터스, 조광페인트는 문 고문과 관련설을 부인하는 공시를 내기도 했다.
◆안철수株…대주주인 안랩, 친분과 정책 관련주 등
안철수연구소는 안 원장이 1995년에 설립하고 지금도 최대주주로 있는 소프트웨어 보안회사다. 컴퓨터용 백신 분야 국내 1위다.
안 원장과 친분을 소재로 엮인 종목들은 우성사료, 케이씨피드, 솔고바이오, 써니전자 등이다.
우성사료는 신경민 민주통합당 영등포을 당선자(전 MBC 앵커)의 처가에서 경영하는 기업이다. 신당선자가 안 원장과 친분이 두텁다는 소문에 안 원장 관련주가 됐다.
솔고바이오는 이 회사의 사외이사인 이민화씨와 안 원장과의 친분이 부각됐다. 이민화씨는 의료기업체 메디슨을 창업했던 대표적인 벤처기업인으로, 현재 카이스트 초빙교수와 수출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작년에 정부의 10대 신성장동력 프로젝트 평가위원회에서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써니전자는 이 회사의 송태종 대표가 안철수연구소의 기획이사로 일했던 경력이 주목 받았다.
잘만테크와 오늘과내일은 안철수연구소와 업무적으로 협력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 원장 관련주가 됐다.
취업포털업체 사람인에이치알과 공무원 교육사업을 하는 윌비스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관련주이면서 동시에 안 원장 관련주다. 안 원장이 각종 강연에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부각됐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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