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KT가 요금할인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되는 유무선 결합상품 폐지를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과도한 경영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라는 생각이지만, 가계통신비 부담을 우려하는 국민과 정부의 정책방향에 '역주행'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가족간 유무선결합상품 '뭉치면올레' 및 '올레퉁' 등 결합할인상품 폐지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를 타진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KT가 공식적으로 요금제 폐지를 결정한 것은 아닌 듯 하지만, 요금제 폐지를 문의해 와 현재 방통위 내부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KT의 뭉치면올레 요금제는 출시 당시 방통위가 예상한 것보다 높은 할인율에 출시가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던 상품이지만 KT가 소비자를 끌기 위해 선택한 것"라면서 "사업자가 큰 부담을 느껴 폐지 논의를 공식적으로 요청해 온다면 정책당국으로서 검토해야 하겠지만, 요금인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큰 현시점에 폐지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KT의 올레퉁은 지난 2010년 7월 출시된 상품으로 초고속인터넷이나 인터넷전화, IPTV 등 유선상품 이용자가 무선상품(휴대폰)과 결합해 총 10만원, 13만원, 16만원만 내면 되는 결합할인상품이다.
가족끼리 유무선 상품을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결합할인이 쉽고 할인율이 높은 장점을 지녔다. 다만 올레퉁은 스마트폰 할인프로그램이 중복 적용되지 않아 스마트폰 가입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적었다.
올레퉁 이후 출시된 '뭉치면올레' 상품은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할인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도 초고속인터넷 결합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KT는 결합할인 가입자가 늘었지만, 할인율이 과도한 경영부담으로 돌아오는 부메랑 작용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KT 재무책임자 김연학 부사장은 지난해 실적 발표 당시 "KT가 지나치게 많은 중복 할인을 제공하거나 혹은 할인폭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선 부문은 가입자가 100만명 가까이 늘었고, 데이터 트래픽은 10배가 늘어났는데 ARPU는 줄어든다는 것은 결국 요금 구조가 비정상적이기 때문으로, 요금체계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입장을 밝힌 후 KT는 결합할인 상품 가입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대리점 판매인센티브를 축소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결합상품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결국 KT는 가입자가 늘수록 수익이 감소하는 결합상품을 폐지하는 쪽으로 경영전략의 가닥을 잡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방통위의 언급처럼 KT의 '결합상품 철수'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거세고 결합상품으로 인한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는 상황에서 사회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방통위 발표를 보면 2011년말 현재 통신 3사의 이동전화가 포함된 유무선 결합상품의 가입자수가 474만 가구에 달한다. 아울러 결합상품이 요금인하 효과로 이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요금인가를 받는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 등 신고사업자라 하더라도 국민적 반감을 살 요금제 폐지결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며 "통신사들의 요금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방통위의 부담이 적지 않은 사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결합상품 요금제 (폐지에 대해) 논의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폐지결정을 한 바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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