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민주통합당의 이름으로 부산의 정치 1번지인 부산진을에 출마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저돌적인 야성을 찾아야 한다'고 한명숙 대표에 쓴 소리를 던졌다.
김 전 장관은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한 대표의 최대 과제는 공천을 잘해서 제1당이 되고 연말 정권 교체를 해야 하는 것인데 첫 단추부터 제대로 안된 모습"이라며 "한 대표를 좋아하지만 저렇게 부드러운 것만 가지고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논란이 된 김진표 원내대표의 공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 전 장관은 "김 원내대표가 그렇게 허무하게 한미FTA 날치기를 당하면 안됐다"며 "이후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는데 이 분 사고가 민주통합당인지 새누리당인지 헷갈릴 정도였다"고 힐난했다.
다음은 김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선거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요즘 유권자들과 만나보면 45%를 얻은 6.2 지방선거 때 정서보다 나아진 것 같습니다. 사실은 민주통합당이 더 걱정입니다. 국민이 밥상을 차려줬는데 못 받아먹고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잘하면 국민은 정권을 주고픈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민주통합당에 새 지도부가 들어서서 하는 것을 보면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이 같은 사람들인가 하는 실망감이 드는 것입니다.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한명숙 대표 체제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 대표의 최대 과제는 공천 잘해서 제1당 되고 연말 정권 교체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첫 단추부터 제대로 잘 안된 모습입니다. 물론 한 대표를 좋아하고 원칙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렇게 부드러운 것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부드러운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저돌적인 야성이 필요합니다. 한 대표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야 국민들이 감동하고 지지도 올라갈 것인데 당이 잘못하면 나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루 빨리 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야성을 찾았으면 합니다."
-당의 공천이 진보·실용 모두에게서 공격을 받았는데 대안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일단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공천 받은)사람이 스스로 사퇴해야 당에 도움이 됩니다. 또, 억울하게 경선도 못해보고 탈락한 후보들이 많은데 이들에게는 재심을 통해 보다 많은 경선을 실시해야 합니다. 논란이 된 김진표 원내대표 같은 경우는 그렇게 허무하게 한미 FTA 날치기를 당하면 안됐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이 분 사고가 정말 민주통합당인지 새누리당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지난번 오마이뉴스 기자가 질문하기에 내가 김진표 원내대표 같은 경우 '그 양반이 공천 되지 않으면 총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심각한 현안은 한미 FTA인데. 이는 국가 대 국가의 동등한 국제조약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불평등 조약이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또,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이라 반대하는 것입니다."
-참여정부 수준의 FTA면 찬성하시는 것입니까.
"한미 FTA에 착한 FTA가 어딨고 나쁜 FTA 어디있겠습니까. FTA 자체가 나쁜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일 중 가장 잘못한 것이 한미 FTA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살아있어도 반대할 것입니다. 내가 아는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들이 일단 과거 한미 FTA 추진을 사과해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나는 오히려 진솔하게 국민 앞에 잘못된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금융 시장을 개방해 미국식 금융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지 않습니까. 솔직하게 잘못한 것을 시인하고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지금 여기서 바로잡아야 합니다. 사람은 솔직한 것이 중요합니다. 자꾸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려 하지 않을수록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국민에 진솔하게 전달이 안되는 것입니다. 자기 반성 없이 자기들이 시작을 해놓고 이 정부의 FTA를 반대한다고 하니 국민의 신뢰감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잘못은 잘못대로 시인하고 오히려 재벌·경제 관료들의 농간에 놀아났다고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이 옳습니다."
-부산은 20년간 새누리당이 집권했는데요, 누적된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선 부산시가 인구는 줄고 있고, 주력 산업도 없고,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집권한 20년 동안 부산시가 오히려 후퇴해 제2의 도시가 제3의 도시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지금 부산이 살 길은 관광·해양·물류 중심도시로 가야 합니다. 또, 부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운대·부산 영화제·태종대·동부산단지 등을 활용해 문화 관광 중심지로 기획하고 부산이 날씨가 따뜻하니 앞으로 노인들을 위한 실버타운 등을 기획해 은퇴 후 돈 많은 노인들이 부산에 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대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행복한 집이 돼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의 대한민국은 가진 자에게나 행복한 집이지 중산층이나 일반 서민에게는 힘들고 고달픈 집입니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이슈는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났으면 밥 굶는 사람이 없게 해야 하고 몸이 아픈데 돈이 없어 병원을 못 가는 사람은 없게 해줘야 합니다. 이는 시혜가 아니라 국가의 의무입니다. 결혼 적령기인데 돈이 없어 못 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하고, 돈이 없어 아이를 못 낳는 사람은 없게 해줘야 합니다. 보육하고 키워주는 것 뿐 아니라 공부 의사가 있으면 책임지고 공부시켜주고 졸업 후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주는 것을 국가가 해야 합니다. 멀쩡한 4대강에 돈을 쏟아붓지 말고 이런 것을 해야 합니다."
"국가 예산을 편성할 때는 우선순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예산 집행하는 것을 보면 4대강에 돈을 저렇게 넣은 것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또, 국회의원들이 생색내기용으로 가져가는 낭비 예산이 얼마나 많습니까. 대표적인 예가 이상득 의원의 경우인데요. 지난 4년간 10조원 가까이 포항에 가져갔다고 합니다. 이것은 국민 세금을 도둑질한 것입니다. 이렇게 국민 세금을 쓸데없는데 낭비하는 것도 부정부패 비리로 다스려야 합니다. 최소한 의원들이 불필요한 예산을 자기 지역에 많이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는 명단을 공개해야 합니다. 낭비되는 예산만 아껴도 기본적 복지를 할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 몇 석이나 될 것 같습니까.
"민주통합당이 통합도 하고 지지도가 새누리당을 앞지르고 할 때는 기대를 했는데 우리가 그동안 많이 까먹었죠. 저는 부산에서 선전하면 절반도 승리할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최소한 절반 쯤 날아간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우리가 부산에서 몇 석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부산에서 몇 십년 동안 새누리당이 돼 오히려 후퇴했으니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이 필요하다'고 해야 합니다. 우리는 겸손하게 부산에서도 야당 좀 뽑아달라고 낮은 자세로 가야 합니다."
-김정길 전 장관은 대선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저는 무엇이 되기 위해 정치할 생각은 없습니다. 과거 대권 의사가 보도된 때만 해도 박근혜 전 대표의 경쟁자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안철수 원장도 그렇고 문재인 이사장도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나는 잘할 수 있겠다는 후보가 있으면 내가 안하더라도 그 사람을 통해 정권을 찾아오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문제이지 대권을 생각할 정신적 여유도 없습니다."
-만약 연말에 정권 교체가 된다면 참여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방향은 옳았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가려 했던 방향은 옳고, 서민들의 복지 정책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권이 수십번 바뀌어도 공직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관료들에게 좀 휘둘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였는데 국민과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노 대통령이 말을 좀 함부로 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한 면이 있었습니다. 제일 잘못한 정책을 뽑으라면 대연정을 제안한 것과 한미 FTA, 대북 송금 특검한 것이 대표적으로 잘못된 정책입니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픈 말을 해주십시오.
"역대로 부산이 바뀌면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부산·마산에서 일어난 4.19가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렸고, 부마 항쟁이 박정희 군사 독재를 무너뜨렸습니다. 6.10 항쟁이 부산에서 일어나 대통령 직선제를 관철했습니다. 부산이 지난 20년동안 부산 출신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해왔는데 그 동안 부산은 인구는 줄고 경제는 후퇴하고 낙후됐습니다. 이제 부산 시민들도 정당을 보고 투표할 것이 아니라 인물을 보고 투표해 부산에 여야가 공존하는 정치 구도로 만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여야가 고루 원내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사진=김정길 전 장관 후보 캠프>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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