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몰아친 부산의 아침은 생각보다 추웠다. 오전 7시20분,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노란색 점퍼를 입고 약간 상기된 얼굴로 부산 사상구 모라3동사무소 앞 출근길 시민들을 맞으며 인사에 나섰다.
야권 대선 주자 1위로 부산 선거를 이끌고 있는 문 이사장의 활기 찬 힘은 피부로 느껴졌다. 추운 날씨에도 유권자들이 문 이사장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문 이사장은 특유의 커다랗지만 약간은 어눌한 행동으로 유권자 한명 한명의 손을 잡아나갔다. 한 남성 유권자가 반갑게 인사하며 "수고하십니다. 대통령이 돼야죠"라고 힘을 넣었고, 출근하던 20대 여성 유권자는 "반갑습니다. 힐링캠프에서 봤어요"라고 인사했다.
추운 날씨에 잠시 굳었던 문 이사장의 얼굴을 펴준 것은 한 여성 유권자의 따뜻한 커피였다. 손수 커피를 타 온 주부가 "헬스장에 있다가 여기 계신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커피를 가지고 왔다"고 컵을 내밀었다.
초등학교에 아이를 데려다 준 한 여성 유권자는 문재인 이사장과 사진을 찍으려고 기회를 엿봤다. 핸드폰 문제로 한참을 고생(?)한 이 여성은 세 번이나 시도한 끝에 문 이사장과의 다정한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두달 간 지역 이곳 저곳을 훑었던 문 이사장은 저인망식으로 유권자들을 만났다. 문 이사장은 상가를 돌며 유권자들을 만났고, 이후 사상구 장애인복지관에서 급식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지역 선거는 부산 판세를 넘어 4.11 총선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 이사장은 조만간 부산의 다른 지역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도 나설 계획으로 야권은 사상에서 시작된 바람이 부산 전체로 퍼지길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사상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문 이사장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부산에서 20년 이상 독주해온 새누리당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문 이사장도 "새누리당은 후보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나 세력이 무서운 것"이라며 "저도 작심했는데 후보 개인이 겁나겠나"라고 말했다.
모라동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40세 남성 양모씨는 "새누리당이 잘한 것이 무엇인가. 동남권 신공항도 그렇고, 뽑아줬지만 잘 하는 것이 없다"며 "이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이 많아서 민주통합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손을 들어 보였다.
53세 남성 이모씨는 "문재인 이사장이야 워낙 유명하니 되지 않겠나"고 말했고, 택시업을 하는 62세 남성 전모씨도 "문재인 이사장은 야권에서 1위로 될 것 같다. 새누리당 후보인 손수조 씨도 이 지역 토박이지만, 손씨는 문재인 이사장이 대권 나가면 그때 하면 되지 않겠나"고 했다.
반면 50세 주부인 김모씨는 "문재인 이사장 인기가 좋지만 이 지역은 선거 때가 되면 새누리당을 워낙 많이 찍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사상역 인근 상인인 정모씨는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이 엄청나게 위기인 것처럼 나오지만 그렇지도 않다. 이 지역 역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새누리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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