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최근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상승세 속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이 낮아져 야권의 대표주자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문재인 이사장의 상승세는 놀랍다. 리얼미터의 2월 첫째주 정례 여론조사 결과 문 이사장은 지난주보다 1.9%가 더 상승해 21.2%의 안 원장을 바짝 따라붙었다.
31.2%로 1위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이어 안 원장과 문 이사장이 2중 체제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문 이사장은 양자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위원장을 처음으로 앞서기도 했다. 문 이사장은 44.9%를 기록해 44.4%의 박 위원장을 오차 범위내 앞섰다. 안철수 원장은 51.5%로 40%를 기록한 박 위원장을 압도했으나 전주 대비 2.9% 지지율이 떨어져 격차가 전 주보다 11.5% 좁혀졌다.
안 원장의 하락세는 정치 참여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 때문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 후 기자들에게 "(양당이) 소임을 다하면 굳이 저같은 사람까지 정치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정치 참여를 부인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안 원장은 6일 재단 운영 방향을 밝히면서 "제가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계속 생각할 것이고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을 것"이라고 또 다시 애매한 발언을 내놓았다. 대선 참여를 열어놓은 듯한 발언이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이 안 원장의 지지율 하락세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철수 재단이 활성화되면서 안 원장에 좋은 여론이 형성될 수 있지만, 이후 정국이 총선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 지역에 출마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문 이사장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 이사장이 부산 지역에서 생환한다면 이같은 관심이 더욱 집중돼 야권의 대표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역대 대선을 짚어보면 정치에 적극 참여하지 않은 이들이 높은 지지율 만으로 승리를 거머쥔 경우는 없었다는 점도 안 원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고건 전 총리도 탄핵 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 대행을 무리없이 수행하며 한 때 40%를 웃돌며 상당기간 지지율 1위를 기록했지만, 출마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최악의 위기 속에서 마땅한 후보가 없었음에도 고건 전 총리가 아무 기여 없이 대선후보를 얻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높았었다.
반면 현재 민주통합당은 지지율이 크게 올라 새누리당을 앞선 상태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민주통합당은 36.9%를 기록했고, 새누리당은 32.9%였다.
안 원장이 정치 참여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는 한 현재의 지지율 하락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안 원장의 지지층이 '반 새누리당, 비 민주통합당'의 성격이라는 점에서 안 원장의 행보는 야권에 매우 중요하다.
안 원장이 아무 지지 의사도 표하지 않고 중도에 포기한다면 지지층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으로 갈라지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당으로 탈바꿈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변화 열망으로 살아난 '안철수 열풍'이 대선까지 이어져 새로운 대선 구도가 이뤄질지, 아니면 각 정당의 저력이 또 다시 발동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최규한정소희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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