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정두언 "홍준표 사퇴해야"

[문현구기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교체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를 통해 나타난 젊은층의 '민심 이탈' 등을 돌려세우기 위해서는 현 지도부 체제의 전면적인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당내 일각의 목소리다.

29일 오후 2시부터 국회도서관에서 진행 중인 '한나라당 국회의원·당원협의회 위원장 연석회의(당 쇄신 연찬회)'에서는 이 같은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 도중 바깥으로 나와 취재진에게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 사퇴가 기본"이라며 "10·26 선거 이후엔 저도 '지도부 사퇴가 능사가 아니고 대안이 없다'고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말 한가하게 생각할 게 아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현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고서는 당의 기조 대전환이나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어렵고 국민들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미 추가감세를 철회하고 각종 복지정책까지 내놨지만 국민은 한나라당의 기조가 바뀌었다고 실감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현 지도부가 바뀌지 않고 쇄신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신진 인사가 당에 들어오려고 하겠냐. 현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현 지도부가 있는 한 어떤 쇄신도 어렵다는 것이다. (공천) 물갈이도 그런 쇄신이 먼저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현 지도부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 의원들의 생각이다. 현 지도부가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그러면서 당이 살 수 있는 여러 가지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의원은 박근헤 전 대표의 '역할론'을 꺼내들었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당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당 대표 자리를 맡으라는 것이 아니다. 만일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패한다면 박 전 대표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선에 승부를 걸기 전에 총선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박 전 대표의 지도부 역할을 촉구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현 지도부 교체를 역설했다. 정 전 대표는 연찬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새로운 체제, 그게 최선이다"며 홍준표 대표 체제의 교체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또 "권한과 책임은 같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권한은 있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당을 해체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며 '지도부-공천분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정 전 대표 역시 박 전 대표를 겨냥해 '당 개혁' 일선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정 전 대표는 "당에 계파와 주류, 비주류가 있는 것은 안 된다. 당이 위기인데 같이 논의하는 사람이 주류다. 뒷짐 지고 남의 집 불난 것처럼 얘기하면 이 시점에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다. 다 주류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같이 힘 합치려면 권한과 책임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