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KT가 인수한 BC카드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시장에 야심찬 도전장을 던지고 나섰다.
KT와 BC카드는 24일 광화문 KT본관 1층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모바일카드 사업의 청사진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신용카드 사업을 열어갈 것이라는 전략을 밝혔다.
KT와 BC카드는 모바일카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 모바일 결제를 위한 '플랫폼'도 활성화한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포화시장 '탈출구'는 모바일
BC카드가 모바일 신용카드 시장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통신회사인 KT의 인수와 직간접적인 영향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BC카드 자체의 생존을 위해서도 모바일 시장진출은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BC카드는 모바일 신용카드 시장 활성화를 통해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진출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국민 1인당 4.7장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을 정도로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신규 카드 발급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대부분 막혀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심지어 규제기관은 물론 시민단체들도 '카드대란'이 온다며 카드 신규 발급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카드시장이 포화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카드업체들은 새로운 카드발급 활로를 '모바일'쪽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사들은 더 이상 '플라스틱 카드'의 신규 발급으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인 것. 게다가 카드규제에 대한 여론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마음대로 마케팅을 할 수도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나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한 ‘모바일 신용카드’는 새로운 시장으로 분류되면서, 카드 업계의 관심도 모이고 있는 영역이다. 지난 해 SK텔레콤과 합작법인으로 출범한 하나SK카드 역시 모바일 부문을 적극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비자' 장벽, 모바일로 극복한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비자(VISA)와의 수수료 분쟁 등 BC카드 자체의 위기감을 극복하는 데에도 모바일 시장 진출이 한 몫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C카드는 비자 측과 수수료 및 결제방식에 관한 분쟁을 치르면서 서로 소송을 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BC카드의 거대 회원사였던 은행 계열 신용카드사들이 속속 자신들의 독자적인 카드사를 설립해 떨어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회원사들은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전세계 어디서나 호환되는 비자나 마스타카드로 카드를 발급하는 비율을 늘리는 중이다. 설상가상 중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규제 당국과 사회 전반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마저 거세다. BC카드 입장에서는 비자 측과 껄끄러운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실을 고려하면 모바일 신용카드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BC카드에게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초기 시장인 모바일 신용카드 부문은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며 "BC는 적어도 모바일 세상에서는 비자와 같은 영향력을 구축하기 위해 KT와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채 KT 회장도 "단순히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 활성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중일 협력사와 함께 상호 호환되는 결제 플랫폼을 만들고 나아가 글로벌 표준으로서 우리 모바일 신용카드 플랫폼을 전세계에 확신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금 국내에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등) 타 경쟁사와 힘겨루기를 할 것이 아니라 국제적 플랫폼으로 확산하기 위해 오히려 협력하고 있다"면서 "BC카드 회원사와 금융회사들도 같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단순 마케팅비 넘는 '비즈모델' 찾아야
BC카드의 모바일 글로벌 전략이 성공하려면 모기업 KT의 전폭적인 마케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신용카드 사업의 성공이 모회사인 통신회사에 직접적인 이익으로 돌아가느냐는 다른 얘기"라며 "BC카드가 모바일 카드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으려면 KT가 마케팅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모바일 부분에서 결제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할 지 몰라도 카드회사와 BC, 비자 같은 중간회사, 밴(VAN) 업체, 가맹점 등 많은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내세우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다"면서 모바일 시장 진출의 장밋빛 전망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결국 BC카드와 KT가 제 3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느냐가 모바일 시장 진출 성공의 관건인 셈이다. 양측은 '스마트 결제'라는 밑그림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구체적인 '컬러'를 입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출발선에 선 것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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