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결국 투표함은 열리지 않았다. 24일 하룻 동안 실시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투표함을 열 수 있는 최소 투표율인 33.3%를 넘지 못하면서 사실상 '오세훈 시장'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율은 25.7%에 그쳤다.
◆한나라당, 책임론 따를 듯
주민투표 무산의 충격파는 여당인 한나라당에게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시장이 배수의 진을 치면서 투표율 33.3%를 넘지 못하거나 투표결과에서 패할 경우 서울시장직을 내놓겠다고 한 것이 현실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중도하차하게 되면 한나라당은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정치적 상징성도 높은 서울 지역을 빼앗길 위기까지 맞는다.
보궐선거의 결과에 따라 '서울 수성'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현 서민 경제 위기와 맞물려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입장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예측이다.
또한, 주민투표 무산에 따라 내년 4월 총선, 12월 대선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마저 패할 경우 한나라당은 자칫 정국 주도권마저 내어 줄 공산이 크다. 때문에 이같은 '위험수'를 감안할 때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한 것이 옳았는지에 대한 당내 '책임론' 공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언제 물러나나?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시점 또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9월 30일까지 사퇴할 경우에는 10월 26일, 그 이후에 사퇴하면 내년 4월 11일에 치러지는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보궐선거 시기를 내년 총선과 맞물려 가야 하는 것이 민심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강하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비롯해 4.27 재보선 패배 등으로 '연패'를 안고 있는 한나라당이기에 10월 보궐선거가 이뤄질 경우 '승산'이 높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신의 사퇴 시점만큼은 독단적 결정보다는 당 지도부 등과의 협의를 거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당내에서 '제명 요구'까지 나오는 마당에 보궐선거 시점마저 앞당기게 할 경우 오 시장의 '당내 입지'가 크게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오 시장의 행보도 조금은 더딜 가능성이 커졌다.
문현구기자 brando@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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