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민기자] '안하려니 찜찜하고, 막상 하려니 좀 걱정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OS 업그레이드로 인해 휴대폰 사용이 더 불편해지는 '실패' 사례도 나오면서 이용자들이 헷갈려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OS를 업그레이드한다고 휴대폰 성능이 눈에 띄게 개선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필수로 인식하기보다는 하면 어떤 게 좋아지는지 장단점을 잘 따져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배터리 방전 속도를 줄이거나 애플리케이션 구동 속도 개선 등)이 뚜렷하다면 해야겠지만, 반드시 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업그레이드로 되레 사용 불편해지기도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폰 성능 강화와 소비자들의 요구 등을 이유로 OS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시행중이거나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처음 실시한 업체는 삼성전자다. 지난 5월 갤럭시S를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갤럭시A까지 구글의 안드로이드 최신 플랫폼인 2.3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를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을 때 프로그램 실행속도가 향상되고 배터리 소모를 절감할 수 있으며, 문자 편집 기능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 달리 업그레이드 버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진모(31)씨는 "지난달 스마트폰을 2.2 프로요에서 2.3 진저브레드로 업그레이드 했는데 일부 프로그램이 실행중 다운되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일어났다"며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 양재동에 사는 또 다른 스마트폰 사용자 최모(26세, 여)씨도 "걸려온 전화를 받는 과정에서 통화 연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인터넷창 실행시 화면 깨짐 현상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일부에 국한되는 사례이긴 하지만, 상위 버전의 운영체제를 이용하기 위해 OS를 업그레이드한 소비자들이 소프트웨어 최적화 오류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애플리케이션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어서 상위 버전의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제조업체, 소비자 눈치보기 바빠
소비자들이 원하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도 생기자,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준비하는 제조사들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조사들은 OS 지원에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품은 품대로 들이면서도 오히려 소비자 불만만 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업그레이드를 마냥 늦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후관리 서비스 지원 여부가 스마트폰 구매의 주요한 기준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자칫 소비자들의 변심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출시 당시 최신의 운영체제가 탑재되기 때문에 OS를 변경하지 않더라도 큰 불편은 없다"며 "다만 업체들로서는 많은 투자 대비 획기적인 성능 변화 등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제조사들의 업그레이드 서비스 일정은 미정인 곳이 많다.
LG전자의 경우 각 제품별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미정인 상태다. SK텔레시스도 프로요 탑재 제품에 대한 업그레이드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
모토로라는 올해 초에 출시된 1개 모델에만 조만간 기존 프로요에서 진저브레드로의 서비스를 펼친다는 입장을 조심스레 밝혔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은 운영체제 변화 없이 간단한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서도 간단한 기능을 추가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업그레이드를 하면 속도 향상이나 문자편집 기능 등 분명히 이용상 편리해지긴 한다"면서도 "다만 무조건 설치하기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인지 생각하고 결정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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