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는 이른바 'MB의 남자들'의 부활이다.
청와대 '순장 3인방'인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동관 전 홍보수석, 박형준 전 정무수석 중 이미 고용노동부 장관 재직 중인 박 장관을 제외한 이 전 수석이 언론특별보좌관, 박 전 수석이 사회특별보좌관으로 부활했다.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왕 수석', '핵관' 등의 말을 들었던 이들 실세들이 청와대에 재입성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다시금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개각은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같은 새로운 영입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측근 인사 위주인 것으로 평가된다.
감사원장에 인수위 출신인 정동기 전 민정수석이 내정됐고,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사조직이었던 선진국민연대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이같은 개각 기조는 지난 8.8 개각에서부터 이어진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특임장관으로 내정해 당청의 군기반장 역할을 맡기면서 신재민 문화관광부 후보자, 이주호 교육부 장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등 최측근을 일선에 배치했다.
야당은 12.31 개각에 대해서도 '측근들을 챙겨주기 위한 개각'이라고 맹비난하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2010년 마지막 날, 국민과 야당을 무시한 밀어내기식 삽질 인사"라며 "참으로 오만하고 천박한 인사로 청문회를 통해 꼼꼼이 들여다 보며 밀어낼 인물은 확실히 밀어내겠다"고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길게는 6개월 가까이 끌어왔던 개각은 역시나 끼리끼리 인사, 돌려막기 인사에 머물고 말았다"면서 "인재를 항상 권력 주변부에서만 찾기 때문에 이렇게 허망하고 난망한 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노동당도 우위영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오늘 청와대가 발표한 개각은 국회 날치기에 이은 개각 날치기로 장고 끝에 악수를 둔, 문제 인사 투성이"라며 "특히 정병국 문광부 장관 내정자는 미디어악법의 한 복판에 서 있던 인사로 제2의 유인촌 장관이 될 것이 자명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우 대변인은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미 국민에게 심판을 받은 인사로 쓰레기를 재활용하면 환경에 도움이 되지만, 심판받은 인물을 재활용하면 정치만 오염시킬 뿐"이라며 "연말연시 모두가 바쁜 틈을 탄 날치기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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