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IT 및 인터넷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전쟁은 현재 확장판 성격을 지닌 스마트패드(태블릿PC)와 스마트TV로까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수의 이종기기를 묶는 소위 ‘N스크린전략’을 내세우며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N스크린의 핵심인 콘텐츠 산업의 가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 업체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많은 N스크린 시장을 집중 조명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지난 2일(현지시각)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10’에서의 화두는 단연 스마트TV였다. 소니가 구글과 손을 잡고 개발한 스마트TV인 ‘구글TV’를 공개했고 삼성전자도 다수의 스마트TV를 전시했다. 여기에 LG전자, 필립스 등도 약속이라도 한 듯 스마트TV를 꺼내놓았다. 애플이 차세대 전략으로 내놓은 ‘애플TV’가 공개된 지 하루만의 일이었다.
# 글로벌 기업들 자존심 경쟁
스마트TV의 동시 다발적인 출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위 ‘N스크린’이라 불리는 차세대 시장 경쟁의 막이 올랐다는 의미다. 이는 현재 ‘스마트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를 봐도 분명하다.
지난 2일 IFA에서 삼성전자는 시연가능한 스마트TV 다수를 전시했다. 이미 삼성은 ‘삼성앱스’를 지난 8월 북미 시장에서 오픈하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가며 스마트TV 전쟁에 한걸음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이슈를 만들고 있는 구글TV가 아닌 자체 플랫폼 강화 의지를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TV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스마트폰에서는 자체 OS인 바다를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MS의 윈도모바일 등을 병행하고 있지만 TV에서만큼은 주도권을 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LG전자 역시 스마트TV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자체적인 플랫폼 넷캐스트를 선보여 이슈가 됐다. 구글TV 개발에도 참여하겠지만 자신들만의 플랫폼 구축에 주력한다는 의지였다.
콘텐츠 수급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과의 협력 역시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들 기업이 선보이는 스마트TV는 기본적으로 이종 기기와의 연계를 베이스로 깔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이나 PC안의 콘텐츠를 무선으로 공유해 스마트TV로 쉽게 볼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배우와 감독 정보, 시나리오 등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한 차원 진보된 ‘N스크린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현재 바다폰(웨이브)과 스마트TV에 한정된 삼성앱스 서비스를 다른 기기들로 확대해 나간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글과 애플 역시 마찬가지다. 구글은 스마트폰에 이어 TV에까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심으며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구글TV는 안드로이드폰과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즐기는 것은 물론 안드로이드폰과의 연동도 가능하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애플도 애플TV를 선보이며 N스크린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IT 업게의 공룡인 MS도 TV와 PC, 스마트폰, X박스360 등을 하나로 연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윈도모바일7 OS를 최근 선보여 주요 제조사들의 윈도폰7 제작이 시작됐다.
MS는 이미 X박스360의 게임들을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모습을 시연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N스크린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말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KT 등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N스크린 전략을 펼쳐나가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 OS 플랫폼 경쟁 ‘점입가경’
이처럼 N스크린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수년전부터 논의돼왔던 이종기기간의 콘텐츠 공유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N스크린 전략이 본격적으로 꽃피울 수 있게 된 것은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은 바가 크다.
현재 N스크린의 핵심 플랫폼은 사실상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하게는 스마트폰을 위해 개발한 OS 플랫폼 경쟁이다.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은 기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열풍을 일으켰다.
여기에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전세계 시장 자체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됐다. 사용자들 역시 기존 휴대폰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에 열광하며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스마트폰의 경우 네트워크 기능이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앱스토어로 대변되는 콘텐츠 생태계 구축이 이를 뒷받침한다.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를 공유한다는 N스크린 전략의 중심이 되기 적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새로운 IT 기술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더해지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실질적인 작업은 서버에서 처리하고 개인이 소유한 단말기는 해당 내용의 출력만을 맡게 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일종의 웹하드와 같은 하나의 서버에 각기 다른 기기들이 접속해 동일한 콘텐츠를 동시에 공유할 수 있게 된다. MS나 삼성전자, KT 등이 추구하는 N스크린 전략도 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韓國 피처폰 중심서 몸부림
N스크린 시대가 가까워짐에 따라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N스크린 전략 자체가 이종기기 사용자들에게 동일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는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N스크린 경쟁에 나선 기업들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는가이다. LG전자, 삼성전자 등은 수차례에 걸쳐 콘텐츠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실제 진행 중에 있다.
MS의 경우도 다양한 콘텐츠 제공업체와 협력을 하는 한편 X박스360을 통해 확보한 수많은 게임들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구축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 확보 경쟁에서 게임이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의 비중은 매우 높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직접 “아이폰은 게임기”라는 발언을 할 정도로 게임 콘텐츠의 수요층은 절대적이다. 이에 애플은 최신 운영체제인 iOS4에 게임 기능을 극대화한 게임센터를 추가하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게임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업체들의 경우 아직 N스크린 전략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는 오픈마켓 시장에 대한 접근이 느린 편이다. 가장 인접한 분야인 모바일 업체들도 여전히 피처폰 중심의 시장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온라인 업계의 경우 점차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꾀하는 노력이 늘고 있지만 적극적인 참여는 하지 않고 있다. 특히 N스크린 관련 시장은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데다가 기존 오픈마켓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의 흐름이 오픈마켓에 기반을 둔 N스크린으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시장이 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일정 수준의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미 국내 피처폰 게임 시장의 경우 스마트폰 열풍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때문에 N스크린 시대가 본격화되고 나면 다른 플랫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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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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