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차량용 블랙박스로 새 수익원 창출에 나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팅크웨어 등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팅크웨어(대표 김진범)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올해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블랙박스와 내비게이션 기능이 한 단말기에 들어가는 일체형 제품을 내놓을지, 블랙박스를 따로 만들지 내부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블랙박스 시장은 기술적 장벽이 높지 않다"며 "전국에 유통망 및 서비스센터를 갖추고,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내비게이션 업체의 경우, 블랙박스 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인디지털, 엑스로드 등도 블랙박스 시장 진출을 놓고 검토를 하고 있다.
엑스로드의 경우 지난해 8월 차량용 블랙박스를 출시했다. 엑스로드 관계자는 "초기 단계라 판매대수를 공개할 정도로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며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일체형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의 이 같은 시도는,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장관 정종환)는 지난해 12월 29일, 사업용 차량에 디지털 운행기록계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는 교통안전법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 개정안은 올해 6월 30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라 택시, 버스 등 사업용 차량은 오는 2013년까지 디지털 운행기록계를 장착해야 한다.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도 차량용 블랙박스 탑재에 적극적이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49억원을 지원해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등 총 7만2천여 대 차량에 영상기록 장치가 있는 블랙박스를 탑재하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도, 대구시 등도 차량용 블랙박스를 장착한 택시를 늘리기 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블랙박스를 탑재한 차량의 경우, 사고율이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으로, 국내 등록 자동차수는 1천737만대다. 이 중 택시, 버스 등 영업용 차량이 약 93만5천대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위원은 "조사해보니, 영업용 차량 외에 국내에 사업용 차량이 약 431만대 있다"며 "블랙박스 한 대당 15만원으로 계산하면, 사업용 차량 블랙박스만 약 6천400억원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토해양부에서 의무화한 디지털 운행기록계는 영상 저장 장치와 다르다"며 "앞으로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은 디지털 운행기록계와 영상 저장 장치로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업체들이 블랙박스를 장착한 차량에 자동차보험료를 약 3% 할인해주는 상품을 내놓고 있는 점도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에 청신호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은 모든 차량에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멀리 보면 국내서도 이 같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고,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선 연구위원은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블랙박스를 전문으로 만드는 비상장 업체와 사업 제휴해서 유통하는 형태로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며 "또, 내비게이션에 디지털 운행기록계나 영상 저장 기능을 추가해 고가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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