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에게 천덕꾸러기였던 와이파이(무선랜)가 2010년 들어 '귀한 몸'으로 대우받고 있다.
'와이파이'는 초고속인터넷이나 이동통신 망 매출을 갉아먹는 미운오리로 소외당했지만, 2010년부터는 데이터 트래픽을 해소해 주고 3세대(G)이통망과 초고속인터넷망·와이브로망 등을 연계하는 멀티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KT가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에그(EGG)단말기'와 와아피이+와이브로+3G를 지원하는 '쇼옴니아'를 출시한 데 이어, 통신사들이 앞다퉈 와이파이 지원폰을 내놓기로 했다.
SK텔레콤은 2005년 접었던 와이파이 투자를 올 해 부터 재개하고 일반폰(피쳐폰)을 포함한 와이파이 지원단말기를 연말까지 25종 내놓는다.
KT 역시 연내에 40~50종의 휴대폰을 출시하면서, 와이파이를 탑재한 10종의 일반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굳이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아도 무선인터넷 이용시 집이나 커피숍같은 와이파이존에서 훨씬 저렴하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SK텔레콤 하성민 MNO CIC 사장은 "와이파이를 통해서도 무선인터넷 '네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며, 오픈정책을 써서 타사 가입자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와이파이 인증의무화로) 사전에 진입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보안 문제는 무선구간 암호화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02년 '네이트 캠퍼스'란 이름으로 대학가에서 와이파이 서비스를 했지만 철수해 현재 와이파이 가입자는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앤윙(5만4천여명)'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와이파이 투자와 영업을 재개해 와이파이 탑재 휴대폰을 내놓고,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전화기(와이파이기반의 전용단말기) 보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KT는 이미 아이폰에 와이파이 기능을 넣고 와이파이 지원 FMC단말기를 내놓는 등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2010년에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와이파이 기능이 들어간 일반폰도 10여종 출시된다"고 말했다.
KT의 와이파이 강화 행보 역시 SK텔레콤과 유사하다. KT 역시 네스팟 가입자가 33만여명에 불과하고, 인터넷전화 무선랜 AP보급에서도 통합LG텔레콤에 뒤졌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상반기 리비전A와 와이파이 연계서비스를 출시한 미국통신업체 버라이즌이나 스프린트넥스텔보다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이는 무선인터넷 활성화로 늘어나는 데이터 용량을 커버하기 위해 와이파이를 끌어안기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신회사들이 와이브로보다 후진적인 와이파이로 돌아가겠다는 건 트래픽 관리용이 아닐까 한다"면서 "와이파이는 비면허 대역이니 공유를 늘리고 무료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기준 국내 와이파이 AP(공유기) 보급은 KT, LG데이콤 등 통신사가 배포한 약 165만대와 개인이 구매해 사용하는 사설 무선 AP 315만대 정도다. 이중 KT는 약 5만대, LG데이콤은 약 150만대 수준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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