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기생충이다."
언론 재벌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의 말이다. 구글이 자사가 쓴 기사를 검색 엔진을 통해 허가 없이 노출해 돈을 벌고 있다는 게 이같은 비난의 근거다.
이처럼 구글과 언론계 간 갈등 구도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은 언론사들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구글은 언론사들과의 수익배분 모델을 마련하는 한편, 언론사들이 구글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보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구글 통해 '시민 저널리즘' 보강
구글은 언론사들과의 화해 방안으로 자사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활용하기로 했다. 구글은 지난 18일 언론사들이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 유튜브 동영상을 뉴스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유튜브 다이렉트'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유튜브 다이렉트는 일종의 시민기자 기능을 제공한다. 언론사들이 네티즌에게 동영상 보도물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면 네티즌들은 본인의 카메라로 직접 만드 영상 보도물을 유튜브 다이렉트에 게시한다.
언론사는 이를 검토하고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으며 승인된 영상 보도물은 언론사 사이트에 뉴스 콘텐츠로서 제공된다.
구글은 "유튜브 다이렉트는 재정이 부족한 언론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침체로 감원을 실시해 인력이 부족한 언론사들이 네티즌들의 도움을 받아 쉽게 콘텐츠를 보강할 수 있게 해준다는 얘기다.
특히 기성 언론들은 '뉴스 공급원'으로서 점점 힘을 얻고 있는 개인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가 가진 실시간성과 풍부한 사진 및 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부실한게 사실이다.
기성 언론이 유튜브 다이렉트를 통해 신속하고 가독성 있는 시민 저널리즘을 수혈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게 구글의 전략이다.
구글 역시 유튜브 트래픽을 증대 시킬 수 있고, 언론계에서의 영향력도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돈 안되는 '트래픽' 대신 '광고 수익' 주겠다
구글이 뉴스 사이트에 기사를 노출할 때 언론사들이 얻는 것은 자사 웹 사이트의 '트래픽'이다. 기본적으로 웹 사이트들은 광고주들에게 방문자 수를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검색 엔진을 통해 유입된 트래픽이 반드시 광고 수익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노출 빈도수만 높이는 것 보다는 빈도수가 적더라도 실수요자에게 광고를 내보내는 게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언론사들은 구글 덕분에 트래픽이 높아진다 해도 실제 수익은 구글만 챙긴다는 불만을 가질 법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네이버의 '뉴스캐스트'를 통해 온라인 뉴스사이트들의 방문자수가 크게 높아졌지만 실제 광고 수익 증대 효과는 미미하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구글이 내놓은 것 중 하나가 '패스트플립'이다.
구글이 지난 9월 테스트 버전으로 발표한 패스트플립은 구글과 제휴한 모든 언론사들의 온라인 기사들을 제목 링크 뿐 아니라 기사 화면 이미지 전체를 캡처해 노출해준다. 마치 신문 가판대를 온라인으로 구현한 듯한 서비스다.
구글은 캡처된 기사 이미지에 광고가 삽입되면 이에 대한 수익은 각 언론사와 분배하기로 했다. 40여 언론사들이 구글과 패스트플랩 서비스 제휴를 맺은 상태다. 구글은 "이 서비스를 통해 기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으며, 기사 검색 속도가 빨라지면 광고 수익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이 이처럼 언론사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최근 머독 회장은 "구글에 기사 검색을 차단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사실상 유튜브 다이렉트나 패스트플립이 활성화 되면 뉴스 공급 주도권이 가장 강해지는 것은 구글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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