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0일 야당이 예산안 심의 반대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정부의 4대강 사업 예산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예산안 연내 처리를 위해 총력전을 개시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4대강 사업 관련 야당은 자료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제가 오늘 오후 2시 예결위원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겠다"며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제시할테니 국민이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 2시 기자간담회에서)행정구역개편 기본법에 대한 입장도 함께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원내대표는 또 "야당은 뭉치면 반대하고 흩어지면 찬성한다는 말이 있다"며 "(야당은)당 지도부의 입지 강화를 위한 국회운영보다는 나라의 미래를 위한 국회운영을 해야 한다. 예산안 만큼은 서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처리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그는 이와 함께 지난 19일 여야 원내대표회담에서 민생법안을 각 상임위 중심으로 합의해서 처리키로 의견일치를 본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 "상임위 중심으로 처리하는 것이 국회 선진화의 지름길"이라고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김성조 정책위의장도 같은 자리에서 "예산심사에 필요한 자료는 일단 심의를 시작하고 난 다음에 국회의원들이 요구하면 제출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다"며 "지금까지 자료가 부족하다고 예산심사를 안 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민주당의 예산안 심의 보이콧을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어 "민주당도 4대강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대운하 가능성을 언급하며 예산안 처리를 막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의 4대강 예산 삭감 움직임과 관련, "민주당이 4대강 사업에서 보를 없애고 준설 깊이를 4미터 이하로 정하면 응하겠다는 보도를 접했는데 이는 하천정비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4대강에서 보를 설치하지 않으면 유속이 빨라지고 안정적인 수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사업에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대운하는 필요하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없으면 사업을 안하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사실상 대운하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4대강 사업이 설계됐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이 불신을 보이는데 사실상 이 대통령 임기 내 4대강 하천정비를 마무리짓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이 직접 대운하를 안 하겠다고 한 이상 어떤 정권이 대운하를 하겠다고 나서겠는가"라며 "민주당은 대운하 변질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민주당에 당부했다.
반면 장광근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제2의 청계천 신화'가 이뤄질 것을 두려워해서라면서 설득보다는 역공에 중점을 뒀다.
장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제2의 청계천 성공신화를 우려한 나머지 예산을 파행으로 모는 것은 역사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흘러간 대운하를 타령하는 것은 정략적 발상의 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상준설이 다음 정권에서 대운하로 이어지는 것이 두렵다면 이는 민주당 스스로 다음 정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대운하를 무산시키려는 패배주의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며 "민주당은 애국심이라는 세 단어를 새삼 다시 떠올려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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