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와이브로 활성화를 KT나 SK텔레콤이 아닌 신규사업자 진입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통신시장에 신규사업자가 출현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송통신위는 신규사업자 준비 주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잘 되면 연 말까지 와이브로 기술을 이용한 신규사업자(MNO)가 허가 신청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KT·SK텔레콤·통합LG텔레콤과 경쟁하는 제4의 이동통신회사가 탄생한다는 의미다.
제4 사업자는 인터넷기반망(All-IP)시대를 이끌어 획기적인 이동전화 요금인하와 함께 타 산업과 접목을 통한 컨버전스 서비스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유통이나 교육, 인터넷 업계 회사가 신규사업자에 지분 투자할 경우 전면적인 망 개방으로 맞춤형 컨버전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통신위원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금융·유통·교육·인터넷·케이블TV 업계도 주목한다.
◆FMC-FMS 뛰어넘는 전면적인 모바일인터넷전화 도입
신규사업자가 나온다면 KT가 주력하는 유무선통합(FMC)이나 SK텔레콤이 선보인 유무선대체(FMS)보다 친고객적인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전면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KT의 FMC는 별도 단말기를 사야만 무선랜(와이파이) 지역에서 인터넷전화요금으로 이동전화를 걸 수 있는 상품이고, SK텔레콤의 FMS는 단말기는 그대로 이용가능하나 특정 지역(T존)에서만 인터넷전화 요금으로 걸 수 있다.
그러나, 신규사업자의 이동전화서비스는 전국 어디서든 인터넷전화요금으로 통화할 수 있다. '010'번호로 10초당 13원(기존 이동전화 10초당 18원)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 방송통신 위원은 "모바일인터넷전화가 도입되면, 현재의 이동전화 요금이 30% 정도 저렴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 가도 초고속인터넷 바꿀 필요없어...장비가격 하락
행정 정보화의 걸림돌 중 하나는 우리나라 국민들 중 20%정도가 1년에 주소지를 이동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초고속인터넷 업계는 수십만 원어치 현금을 주면서 가입자 쟁탈전을 벌인다.
그러나 신규사업자가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와이브로는 무선이기 때문에 이사를 가도 초고속인터넷사업자를 바꿀 필요가 없다.
이런 일이 가능해지려면 신규사업자는 국내에 1만5천여 식 정도의 기지국을 깔아야 한다. 이는 KT(수도권 963식, 비수도권 8식), SK텔레콤(수도권 1천450식, 비수도권 190식)이 구축한 와이브로 기지국 수와 크게 차이가 난다.
한 방송통신위원은 "일본의 와이브로 사업자인 유큐커뮤니케이션(UQ)는 지금까지 6천여 개 기지국을 깔았고, 올 해에도 3천여 개를 더 구축하는 것으로 안다"며 "1천여대 깔고 투자했다고 이야기하는 KT나 SK텔레콤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비가격이 떨어져 6천억 원(기지국 한 대당 4천만 원)이면, 전국에 1만5천여개 와이브로 기지국을 깔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통이 가장 큰 문제...USIM 완전개방, 비용 인하 필요
와이브로 신규 사업자에 위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통신서비스 초기와 달리 공급자의 아이디어만으로 죽었던 수요를 되살릴 수 있을 까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신규 사업자 준비 주체가 리더십과 창의적인 기획력을 가진다면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이동전화 시장의 유통구조는 상당한 위협으로 존재할 수 있다. 단말기 보조금 규제 일몰이후 2008년 초부터 본격화된 의무 약정이 위력을 발휘할 2011년의 시장 환경은 말할 것도 없고 연간 6조 원이 넘는 단말기 보조금도 신규 사업자에 부담이다.
이에따라 통신 전문가들은 가입자식별모듈(USIM)의 완전한 개방과 USIM 비용인하를 대안으로 꼽는다.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자까지도 식별 칩만 바꿔 끼면 되도록 완전한 USIM 개방이 이뤄지면, 이통사와 기종을 가릴 필요가 없어 슈퍼마켓에서도 단말기를 살 수 있게 되며, 이는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는 최적의 길이라는 의미다.
USIM의 전면개방과 함께 통신전용 USIM(KT 7천700원, SK텔레콤 9천900원)과 멀티용 USIM(KT 9천900원, SK텔레콤 1만2000원)의 가격을 내리는 것도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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