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선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최근 1천600만 가입자에 육박하는 등 소폭의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사업자별로는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들이 무료 이용 혜택, 경품과 현금을 앞세운 마케팅 공세를 퍼부으면서 케이블TV사업자(SO)를 통한 초고속인터넷 순증은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생기고 있는 것.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초고속인터넷 업체의 8월 말 현재 가입자수는 KT 677만여명, SK브로드밴드는 377만여명, LG파워콤은 244만여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KT와 SK브로드밴드, LG파워콤 모두 전월에 비해 적게는 1만명에서 많게는 2만5천여명까지 순증을 기록했다. 3사의 이같은 성적은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얘기가 무색할 정도다.
반면, SO의 초고속인터넷 누적 가입자수는 최근 들어 정체 상태이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2009년 6월 말 기준으로 SO를 통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282만9천명이다.
이는 전월인 5월 가입자수 283만1천에 비해 2천명 가량 줄어든 수치다. SO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올해 4월에도 전월 대비 1천명 감소를 기록했다.
즉,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는 83개 SO 중 일부 SO들은 가입자 감소를 경험했다는 얘기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지난해부터 정체 상태로, 순증 가입자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SO도 있다"며 "SO는 특정 지역에 한정돼 있는 사업자로서 마케팅 여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입자 확대를 위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통신사업자들과 경쟁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O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최근 2-3년간 월 2만에서 3만 정도의 순증 규모를 꾸준히 기록하다 지난해 9월부터는 월 1만 안팎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과열 마케팅 경쟁 상황을 반영하듯,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에서 신규가입자에게 과도한 경품을 제공해 시장 내 공정경쟁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SK브로드밴드와 LG파워콤에 총 12억5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가입자 정체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케이블TV업계가 '경품 공세' 대신 내놓은 방안은 '품질 경쟁'이다.
케이블 인터넷은 싸지만 속도가 느리다는 일부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100Mbps급 초고속인터넷 상품으로 속도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
SO 관계자는 "광랜 상품과 같은 고사양 서비스를 내놓거나 결합상품 형태로 마케팅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며 "현금 마케팅 여력은 없지만, 상품 경쟁력만큼은 뒤떨어지지 않겠다는 나름의 자구책"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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