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위성을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한 나로호에 대한 평가가 갈리고 있다.
정부는 발사체 1단엔진과 2단 킥모터는 정상작동됐고 위성이 정상 분리된 만큼 '부분 성공'이라는 입장이지만, 나로호의 궁극적 목표인 위성의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한 만큼 결국 '실패' 쪽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김중현 제2차관은 26일 나로우주센터 프레스룸에서 브리핑을 통해 "상단에 붙어있는 페이로드 페어링 때문에 자세를 제어하기 어려워 본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게 안타깝지만, 그 외 모든 발사시스템 운용이나 발사 제기능은 모두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나로호 발사, 성공이냐 실패냐"
그러나 러시아와의 계약상 2, 3차 발사 여부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중현 차관은 "노즈 페어링 부분은 러시아와 계약 당시 우리 측이 담당한 부분"이라며 "그러나 계약상 러시아는 총괄적 기술지원을 하기 때문에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 규명보다는 공동으로 책임조치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단 나로호는 내년 5월 2차 발사를 할 예정이지만, 이번 발사를 성공으로 볼지 실패로 볼지에 따라 2011년 3차 발사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성공으로 해석할 경우 3차 발사는 하지 않게 된다.
◆정확한 원인은
이번 과학기술위성2호의 궤도 진입 실패는 페어링 분리 이상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개한 위성에 부착된 카메라 영상을 확인한 결과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덮여있던 페어링은 나로호 이륙후 위성과 분리되는 9분동안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나로호의 페어링 한쪽은 이륙한지 216초만에 정상 분리됐으나 나머지 한쪽은 상단에 붙은 채로 540초까지 비행했다. 이에 따라 남아있는 페어링의 무게 때문에 위성이 제대로 자세를 잡지도 못하고 궤도진입을 위한 8km/s의 속도를 얻지 못했다는 것.
남겨진 페어링의 무게는 위성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후 540초 위성이 분리되면서 위성이 페어링을 치고 나가면서 나머지 페이로드 페어링도 분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기술위성2호 소멸 추정
과학기술위성은 궤도진입을 위한 속도보다 낮은 6.2km/s의 속도로 떨어져 공전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지구로 낙하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정주 발사체체계사업단장은 "러시아 측 자문을 받은 결과 초속 5km 이상의 물체는 타서 소멸되기 쉬우나, 과학기술위성2호는 그 이상의 속도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소멸됐는지 알 수 없다"며 "거의 소멸됐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정확한 경위는 한러 조사위에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주 단장은 "이날 새벽 첫 교신에도 실패한 과학기술위성2호는 노라드(NORAD: 북미대공방위사령부)를 통해서도 정보를 습득하지 못했다"며 "낙하한 것이 확실해 나중에라도 수신될 가능성이 없으며, 재사용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항우연은 호주 대사관측으로부터 다윈이라는 도시 인근에 나로호로 추정되는 물체가 낙하해 확인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나로호 과학기술위성2호를 개발한 KAIST 연구진을 호주로 보내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위성은 지구로 낙하하면서 연소돼 대부분 소멸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발사체의 킥모터 노즐은 카본 소재의 내열재로 3000℃의 온도도 견뎌내 잔재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는 이번 한·러 공동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성공적인 재발사를 위해 정부차원의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를 이날 구성하고, 오는 28일 1차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고흥(전남)=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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