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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였던 발사 전 발사지휘센터 현장


나로호 발사 성공에 연구원 눈물도

25일 3시57분 나로호 발사를 앞둔 발사지휘센터(MDC)는 오후 4시 34분까지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었다. 블라인드 틈으로 보이는 MDC 내부 연구원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부분 중앙 전면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나로호 발사 준비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날 나로호 발사를 참관하기 위해 19일에 이어 정계, 과학계, 러시아 우주관계자 등 120여명이 MDC를 찾았다.

정계 인사들로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 오명 전 부총리, 이종걸 교과위원장, 권영길 의원, 허원제 의원, 김춘진 의원, 박보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시중 전 과기부 장관, 채영복 전 과기부 장관, 강창희 전 과기부 장관, 김영환 전 과기부 장관 등 전직 과기부 장관도 자리를 빛냈다.

이 밖에 강태진 서울대 학장, 이덕환 서강대 교수 등 과학계 인사와 러시아 연방우주청 부청장, 흐루니체프사, 에네르고마시사 관계자와 러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외국 대사관 계자들도 눈에 띄었다.

오후 4시 24분 황진영 항우연 정책기획부장의 사회로 참관석 인사들을 상대로 나로호 발사 브리핑이 시작됐다. 이대성 항공연구본부장은 한국과 우주선진국의 우주개발 예산 비교, 나로호 소개, 나로호 개발과정 정리,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등을 소개했다.

관람석 한쪽에선 나로호 발사 성공을 기원하며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김병훈 항우연 추진제어팀 선임연구원도 눈에 띄었다.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인 모습에서 간절함이 묻어났다.

◆시간 추이별 MDC 표정

MDC 내부 맨 뒷줄에는 왼쪽부터 김영무 실장, 박정주 발사체체계사업단장, 조광래 본부장, 심은섭 우주응용미래센터장이 앉아 있었다. MDC 내부 25명의 연구원들은 일제히 중앙 전면 스크린에 눈을 맞춘 해 차분히 발사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4시 43분 "모든 시스템의 발사 준비가 완료됐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이대성 본부장은 "좋은 소식입니다"라며 자동 발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오후 4시 52분, 19일 발사가 중단됐던 7분 56초가 지나고, 발사 5분 전, 4분전, 3분전, 2분 전 최종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발사 30초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발사 순간 나로호가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올라갔고 심은섭 센터장은 두 손을 위로 불끈 쥐며 파이팅을 외치는 듯 했다. 조광래 본부장은 차분히 모니터를 보며 나로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륙 순간 모니터는 그래픽으로 전환되고 아래 중앙화면엔 광학현미경으로 찍은 나로호가 잡혔다. 나로호는 화염을 뿜어내며 한줄기 빛을 발하며 순조롭게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이륙 이륙 3분 11초 MDC 밖은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끌벅적했지만 MDC 내부는 여전히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륙 4분 1초 1단 분리, 이륙 5분 16초 2단 점화 소식에 참관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으나, MDC 내부는 여전히 미동도 없이 연구원들이 침착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7분 경과 2단 엔진 점화에 성공하고, 이륙 510초 고도 360km 거리 2천720km 비행 정상이 발표된 후 "17시 09분 40초 발사체에서 위성이 정상적으로 분리됐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1차 발사 성공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왔지만 조광래 본부장은 턱에 얼굴을 괸 채 여전히 모니터를 응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참관석에게 "위성이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일이 남아있지만 발사체는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면서 "나로호 발사 성공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위성이 아직 궤도에 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성공이라고 하지 않고 분리 완료됐다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나로호의 일차 성공이 확인되자 참관석 내부는 기쁨의 환호성과 박수로 가득 찼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준비해온 종이를 꺼내 앉은 자리에서 축사를 전했다.

한 총리는 "나로호 발사 성공을 축하한다. 앞으로 우주개발에 더욱 매진해 주시기 바란다. 아울러 위성 교신에 성공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주시기 바란다"며 "관계자 여러분 축하한다"는 말로 축사를 끝냈다.

러시아어 전문가로 "여기는 MDC입니다"라는 자동 안내 방송을 담당한 임석희 항우연 선임연구원은 발사 성공이 확인되자 끝내 참아왔던 눈물을 보였다. 임 연구원은 MDC 25명 연구원 중 유일한 여성 연구원. 그는 책상 앞에 앉아 안경을 벗고 쏟아지는 눈물을 연신 손으로 훔쳤다.

한편 이날 나로호는 과학기술위성2호를 분리했으나 정상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교과부와 항우연이 현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한·러 공동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고조사에 착수했다.

고흥(전남)=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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