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발사체로 기대를 모았던 나로호(KSLV-I) 발사작업이 19일 카운트다운 7분여 만에 돌연 중단됐다.
나로호는 러시아와의 협력 과정에서 총 6차례 연기된 데 이어 발사 직전 중지됨으로써 발사 성공을 기다리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들과 시민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원장은 카운트다운 중지 직후 "자동시퀀스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기술분석위원회를 가동시켰다"며 "죄송하지만 오늘 분석은 못할 것 같고, 재발사 일정을 잡겠다"고 설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우주 선진국도 발사를 수차례 지연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발사체 자력 발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도 위성발사가 중지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전 우주개발위원회 위원인 고다이 도미후미, 나카노 후지오 등은 2009년 집필한 '일본과 중국의 우주개발'에서 로켓의 발사 성공률이 나쁜 이유는 로켓의 속도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로켓은 최소한 항공기 수십 배 이상의 속도인 초속 8천 미터를 내지 않으면 우주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수 없다.
그 이하 속도면 상승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낙하해 버린다. 이를 위해 기체를 최대한 가볍게, 엔진은 극한까지 효율을 높여야 하기에 성공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주 선진국도 첫 발사 성공률 낮아
러시아, 미국, 유럽 등 우주 선진국들도 첫번째 위성발사에 성공한 확률은 단 27.2%에 불과하다. 자국의 발사체로 발사를 시도한 11개국 중 첫번째 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구소련(1957), 프랑스(1965), 이스라엘(1988) 등 3개국 뿐이다.
1957년부터 2003년까지 각국의 로켓 비행실패 원인을 분석해 보면 추진시스템(액체엔진 및 고체모터, 추력기 등) 이상이 66.2%에 달한다. 이는 핵심부분인 액체엔진 등 추진시스템 개발이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
그 다음은 ▲단 및 페어링 분리(12.6%) ▲항공전자공학(비행안전 관련장치)(10.6%) ▲구조(고체모터 내부구조, 연결구조 등)(4.5%) ▲전기장비(전기 연결 및 배선)(4%) ▲기타(기상환경, 통신 문제)(2%) 등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957년 12월 6일 발사된 미국의 첫 위성발사체 뱅가드는 탱크 및 인젝터의 낮은 압력으로 연소실의 고온가스가 연료시스템으로 새 들어가 발사 2초만에 폭발했다.
2002년 러시아 소유스 11A511U 로켓도 연료펌프 시스템의 과산화수소 라인 오염으로 엔진이 터지면서 발사 29초 만에 폭발했다.
1968년 영국에서 만든 1단 엔진, 프랑스에서 만든 2단 엔진, 독일에서 만든 3단 엔진을 사용한 다국적 로켓인 '유로파'도 1968년 첫 위성발사 시험을 시작으로 1971년 영국이 유로파 프로젝트 참가 중단을 선언할 때까지 부분적 발사시험을 포함해 총 11번의 발사 중 7번 실패했다.
중국도 연속적으로 로켓 발사에 실패 역사를 자랑한다. DF-4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3단 로켓 'CZ-1'이 1969년 11월 16일 첫 발사시험에서 발사 69초 후 2단 분리과정에서 실패한 것.
한편 우리나라는 이번에 나로호의 1차 발사에 실패하면 오는 2010년 4월과 2011년 1월 두 번 추가 발사하기로 러시아와 계약했다.
고흥(전남)=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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