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 경북 경주에 출사표를 던지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 접수를 포기하면서 경주는 '친이-친박' 외에 '한나라당-무소속'간 대결 양상도 띨 전망이다.
육군대장 출신으로 지난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안보특보를 지낸 정수성 후보는 무소속으로 선관위에 예비 후보 등록을 한 채 한나라당에는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정 후보가 박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면서 친이계 정종복 전 의원과의 대결이 유력시되던 터라 경북 경주는 '친이-친박' 대결로 일찍부터 후끈 달아올랐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정 후보의 출판기념에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정 후보의 사실상 재보선 출정식인 만큼 박 전 대표의 참석 자체는 의미심장했다. 이로 인해 '박심=정수성' 등식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였다.
당시 측근들은 계파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 박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만류했지만 박 전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친박계 한 의원은 당시 "박 전 대표가 정 후보와 예전부터 출판기념회에 참석키로 약속했던 것으로 이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지난해 정 후보의 출판기념회 이후 박 전 대표는 경주를 다시 찾지 않았다. 하지만 4월 재보선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박심(朴心)'이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에 따라 경주 선거 구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기간 박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오는 20일 정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함께 박 전 대표의 문중행사가 나란히 열린다는 점이다.
오는 20일 범박씨 종친회가 주최하는 '신라시조대왕 춘분대제봉향식' 행사가 에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문중행사로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에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은 참석했으나 지난해는 불참했다고 12일자 매일신문이 보도했다.
단순한 문중 행사지만 박 전 대표가 이 행사 참석을 위해 경주를 방문할 경우 무소속으로 나선 정 후보에 대한 지원으로 비칠 수 있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의 문중행사 참석여부에 대해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며 "(박 전 대표는)그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신문은 이날 '정 후보가 당초 21일로 잡은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을 하루 앞당겨 잡았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박 전 대표의 경주 방문 시점과 개소식 일정을 의도적으로 맞춘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개소식은 원래부터 20일로 잡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박 전 대표의 문중행사에 대해 "행사가 열린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박 전 대표가 참석하는 지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친박계에서는 박 전 대표가 문중행사 참석차 경주를 방문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경주를 재차 방문할 경우 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로 비치면서 '친이-친박'간 갈등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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