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장기 침체와 대규모 누적적자 속에 '버티기'에 주력하고 있는 대만 D램 기업들이 출하량을 꽁꽁 묶고 있다.
22일과 23일 잇달아 3분기 실적을 공개한 대만의 파워칩세미컨덕터, 난야테크놀로지, 이노테라메모리스 등 현지 선두권 D램 제조사들은 4분기부터 D램 물량 증가를 최대한 억제키로 했다.
업계 1위의 삼성전자가 올해 출하량을 전년 대비 100% 늘리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난야와 이노테라는 3분기 115억대만달러(1대만달러당 42.34달러), 108억대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1%, 11%가 각각 늘어난 수준. 영업손실은 각각 60억대만달러, 26억대만달러로 전 분기 61억대만달러, 35억대만달러보다 감소했다.
난야는 4분기 자사 D램 출하량 증가가 거의 없을 것이라 밝혔다. 이노테라도 4분기 비트그로쓰(Bit Groth, 비트 기준 출하량 증가율)를 10%로 제시했으나, 시황 악화 시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방침을 알렸다.
당초 독일 키몬다와 합작으로 이노테라를 설립했던 난야는 올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손을 잡았다. 이와 함께 최근 키몬다가 이노테라 지분을 마이크론 측에 넘기면서 마이크론-난야-이노테라의 연합전선이 새롭게 구축된 상태.
난야와 이노테라는 그동안 D램 생산에 있어 키몬다의 트렌치 공법을 적용했으나, 연말부터 마이크론의 스택 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정기술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내년 1분기 출하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상태. 난야 측은 내년 1분기 스택공법을 적용하는 라인의 출하량은 현재의 50% 수준에 그칠 것이라 내다봤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대만 최대 D램 기업 파워칩은 4분기 감산과 함께 비트그로쓰가 -6%를 기록, 생산량이 3분기보다 줄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파워칩은 3분기 150억대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적자는 전 분기 71억대만달러보다 확대된 104억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 국내 하이닉스반도체 제휴하고 있는 대만 프로모스테크놀로지스 역시 최근 D램 감산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대만기업들은 매출이나 수익성 관리보다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는 상태.
대만기업들뿐만 아니라 일본 엘피다 등 중위권 D램 기업들까지 감산에 나서고 있지만, D램 시황은 수요 둔화와 함께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초와 비교해 10월 말 기준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예상보다 높은 10~20%의 급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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