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형 무선 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 정책을 의무화 등을 포함, 전면 재검토하기로 해 주목된다.
이에따라 그동안 쟁점이 됐던 위피 의무화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 이의 유지 또는 폐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결과에 따라 이동통신업계와 솔루션 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적잖을 전망이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식경제부와 협의를 통해 위피정책을 전담하게 됨에따라 기존의 위피정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통위 통신정책국 이용제도과 관계자는 " 위피 정책을 A부터 Z까지 원점에서 재검토에 나섰다"며 "의무화 정책 유지여부를 비롯해 정책 수립의 시작점으로 되돌아가 위피를 평가하고 재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위피 정책과 관련 ▲진흥 정책의 타당성 ▲글로벌 경쟁력 ▲의무화 존폐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가 의무화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됐던 위피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의무화를 놓고 이견을 보여온 이동통신 업계나 관련 솔루션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과에 따라 외산단말기 도입 등에 상당한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위피 의무화 폐지?…이통사 "차라리 오픈 플랫폼"
위피 의무화가 유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재검토 한다는 것은 의무화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미 위피 의무화를 통해 정부가 꾀했던 내수 시장 및 산업 보호, 국산기술 개발을 통한 로열티 등 비용 절감 효과 등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오픈 플랫폼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위피 의무화 등 진흥 정책의 명분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자바 기반인 '위피'가 자바의 원저작권자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 로열티를 부과하고 있는 반면, 리눅스를 비롯해 심비안 진영까지 오픈 플랫폼으로 회원사에게 무료 라이선스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위피 의무화 정책으로 외산단말기 도입 등에 어려움을 겪어온 일부 이동통신업체들은 위피 정책 변화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한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위피 정책은 목적부터 잘못됐다"며 "퀄컴에 '브루' 로열티를 주지 않으려 시작한 '위피'는 결국 썬에 로열티를 내야만 했다"며 위피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열티 부분이라면 라이선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리눅스나 심비안 기반의 오픈 플랫폼이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위피의 글로벌 경쟁력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위피의 해외 진출에 앞장서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위피 의무화 정책을 유지할 명분도 부족하고, 이미 다른 형태를 통해 위피없는 휴대폰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위피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 형식상으로 위피를 탑재한 뒤 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논 위피폰'이 KTF에 의해 등장한 바 있다.
◆솔루션 업계 좌불안석
정부가 위피 의무화를 포함 위피정책 재검토에 나서면서 당장 솔루션 업계는 좌불안석이다.
이통사를 비롯한 든든한 우군들이 위피 의무화 폐지쪽에 무게를 두면서 이의 폐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솔루션 업계는 국내 이동통신 업계가 위피의 순기능은 무시하고 역기능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아직 방통위가 의무화 폐지 의견을 내 놓지 않은 만큼 기다려 보자는 입장이다.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위피는 국내 통신산업에 여러 긍정적인 작용을 해왔다"며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한다고 해서 의무화 폐지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니 일단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통사들이 소비자들의 선택권 존중을 들어 의무화 폐지쪽에 손을 들고 있는데 이는 단말기 경쟁으로 인한 자사 이기주의"라며 "정부가 각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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