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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노키아, 내비게이션 '동업자' 됐다


휴대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노키아와 삼성전자가 본의 아니게 동업자로 바뀌게 됐다. 2차에 걸친 인수·합병의 결과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내비게이션 사업에서 서로 협력하는 관계가 된 것이다.

이처럼 삼성과 노키아가 내비게이션 협력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최근 노키아가 글로벌 원도업체인 나브텍을 인수한 데 따른 것. 나브텍은 바로 삼성전자와 협력관계에 있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체 픽쳐맵인터내셔널(PMI)을 인수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PMI를 인수한 나브텍이 노키아의 영향권 안에 들어감에 따라 삼성전자가 노키아로부터 내비게이션 원도를 공급받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 분야 경쟁업체인 노키아의 자회사와 계속 거래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PMI원도, 나브텍에서 노키아로

PMI는 내비게이션용 지도 소프트웨어의 기본 데이터인 원도를 제공하는 업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로그래밍 작업을 거치고 부가 기능을 더해 지도 소프트웨어가 탄생한다.

나브텍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지난 2005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 확장을 위해 PMI를 인수했다. 나브텍에 인수될 당시 PMI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내비게이션용 지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내비게이션 단말기에 탑재하기 위해, PMI의 원도에 삼성전자의 프로그래밍 기술을 결합해 공동전선을 펴 왔던 것.

삼성전자는 PMI가 나브텍에 인수되고 나서도 한동안 계속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PMI의 기술인력이 나브텍 안에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P

하지만 최근 나브텍이 노키아에 인수되면서 묘한 관계가 형성됐다. 경쟁업체인 노키아가 소유한 원도가 삼성전자 내비게이션에 탑재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업계는 '의혹'…삼성전자 "괜찮다"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급박한 상황 변화로 삼성전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사업 부문에서 노키아를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기술을 계속 쓰려고 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내비게이션 사업 부문은 그 동안 디지털미디어총괄에 소속돼 있다가 최근들어 정보통신총괄 쪽으로 옮긴 상태다. 같은 총괄 내의 휴대폰 사업 부문 경쟁자 기술을 쓴다는 것은 더욱 껄끄러운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도 노키아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정도는 문제될 것이 아니다"라며 "아직 계약이 무산되지 않아 향후 협력관계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브텍코리아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이 회사의 서영택 부사장은 "나브텍코리아에 PMI의 원도 및 기술이 남아 있어, 실리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기존의 협력 관계를 가져가는 것이 낫다"며 "삼성전자가 원하는 대로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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