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터리 대량 리콜로 한바탕 홍역을 겪은 소니가 야심적으로 준비하던 차세대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3(PS3) 생산 차질로 또 다시 시름에 잠기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현지 시간) 소니의 PS3 유럽 출시 일정이 4개월 가량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과 일본에서는 계획대로 올해 연말 출시되는 대신 물량을 절반 가량 줄이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 블루레이 DVD 플레이어에 문제 생겨
소니는 미국, 일본 시장에서 PS3 초기 출하 물량이 200만 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 출시 첫날 40만대 가량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물량 부족 사태를 면하기 힘들 전망이다.
PS3 출시에 차질이 생긴 것은 이 제품에 탑재되는 블루레이 DVD 플레이어 때문.
소니 측에 따르면 블루레이 디스크를 읽는 데 필요한 레이저 빛을 생산하는 레이저 다이오드 부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 부분은 테스트 과정에선 어떠한 사고도 없이 순탄하게 생산됐지만 대량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구타라기 켄 소니·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 사장은 블루레이 DVD 플레이어 부분에 문제가 생겨 PS3 생산을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다. 미안하다는 말 외엔 달리 할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블루레이 DVD 플레이어 문제가 PS3 출시 일정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소니는 당초 2006년 봄 PS3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블루레이의 저작권 보호 기술 생산이 지연되면서 PS3 시판 일정을 11월로 연기한 바 있다.
◆ '옛 영화 회복' 목표에도 차질 우려
PS3는 옛 영광 회복을 노리는 소니에겐 회심의 제품으로 꼽혀 왔다. 최근 가전 부문을 중심으로 조금씩 실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주력 제품이나 다름 없는 PS3 매출에 타격이 생길 경우엔 소니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에 암운이 드리울 수밖에 없다.
최근 도시바의 HD DVD와 차세대 DVD 표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소니 입장에선 PS3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달 델에 납품한 노트북 배터리 410만 개가 리콜 조치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PS3 출시 일정에 차질이 생김에 따라 소니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경쟁 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360이 이미 지난 해 출시된 데다 닌텐도의 위(Wii) 역시 올해 가을 시판될 예정이어서 자칫하면 초기 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주력 시장인 미국과 일본에서 물량 부족 사태가 이어질 전망인 데다 유럽 시장에선 내년쯤이나 물건을 내놓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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