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일 미국 뉴욕주 이스트피시킬에 위치한 IBM B323 팹은 큰 상을 받았다.
세미컨덕터 인터내셔널이 전세계에 위치한 300mm 팹 중 최고의 팹으로 선정한 것. 세계 최고 수준의 팹이라는 것을 당당히 인정 받은 셈이다. 이번 결정은 빠른 신제품 소개와 양산능력, 환경친화여부와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이뤄졌다.
◆IBM 반도체의 핵심 이스트피시킬
IBM하면 흔히 메인프레임, 서버, 각종 소프트웨어 업체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IBM은 자체 제작하는 서버에 사용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자체 설계하고 생산해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반도체 업체기도 하다.
이스트피시킬 팹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IBM의 의지를 보여주는 산 증거다.
IBM은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30억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이 300㎜ 웨이퍼 팹을 지난 2002년 3월 준공했다. 당시는 반도체 사업이 부진에 빠진 시기였지만 IBM은 과감히 투자를 진행했다.
준공식 당시 IBM의 CEO인 새뮤얼 팔미사노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하지만 IBM은 반도체 분야에서 장기적인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팹에서 IBM은 90나노 공정을 통해 메인프레임 컴퓨터와 유닉스 서버용 프로세서는 물론 최근 화제가 되고있는 X박스 360용 칩, 기타 OEM 칩을 제조하고 있다. IBM 고유의 아키텍쳐인 '파워'가 이곳에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이 팹 맞어?
말끔히 정리된 2층 높이의 깔끔한 건물 외관은 이곳이 과연 웨이퍼를 생산하기 위한 팹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투어를 위해 방진복을 갈아입으면서 다른 팹과 다른 점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소독 등의 절차가 없었고 가벼운 방진복과 신발덮개, 모자 만을 착용하는 것으로 투어 준비가 끝났다. 보호 안경도 쓰지 않았다.
"모든 시스템이 자동화돼 있고 웨이퍼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아 그렇지 않은 팹에 비해 출입 절차가 간소한 편"이라는 것이 안내자의 설명.
실제 이 팹은 CIM(Computer Integrated Manufacturing) 시스템과 공정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사람의 손이 필요치 않은 셈. 근무인원도 간간히 눈에 띌 뿐 특별한 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웨이퍼들은 플라스틱 상자속에 담긴채 각 공정을 거친 후 천정에 달린 자동 이송 시스템에 의해 착착 다음 단계로 넘겨졌다.
조금 떨어져서 보니 천정에서 이동하는 웨이퍼 이동장치만 움직이고 있는 듯 보인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칩은 IBM의 서버 뿐아니라 우리 생활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된다.
곧 출시될 X박스 360용 칩이 이곳에서 생산 되며 소니에서 발표한 플레이스테이션 3에도 이곳에서 생산된 칩이 사용될 예정이다.
전세계 게이머들을 열광 시킬 차세대 게임기용 칩이 이곳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AMD 등과 65나노 연구
IBM은 이스트피시킬의 팹에서 차세대 반도체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
팹 내부에는 반도체 연구소가 함께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구 결과를 실물로 구현해 볼수 있다. 한 팹에서 연구와 양산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
IBM외에 삼성전자, 인피니언, AMD, 차터드세미컨덕터 등의 협력사가 이곳에서 65나노 기술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안내자는 "45나노 공정에 대한 초기 연구도 이미 시작했다"고 곁들였다.
최근 반도체 업체간의 합종연횡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서 이스트피시킬 B323 팹은 최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의 중심에 서있는 셈이다.
IBM자체로도 이스트피시킬 인근에는 메인프레임, 유닉스 서버 공장과 왓슨연구소 등이 산재해 있어 각 단계별 협력 속에 제품 개발과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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