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목동은 '넘사벽'"⋯학군지 중계동 집값 '잠잠' [현장]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을 대표하는 학군지인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 집값 흐름이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신고가가 속출하는 대치·목동과 달리 중계동은 학원가 수요에도 매매 시장은 잠잠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지난달 13일 전용 84㎡가 40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2015년 입주한 단지는 1608가구 규모 대단지로 대치동 학원와 인접해 수요가 몰리는 지역이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6단지도 전용 65㎡가 지난달 11일 18억9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학원가와 도보권인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비해 또다른 학군지로 꼽히는 중계동 집값은 안정 추세를 보인다. 전세 수요는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매수세력은 약한 상태다.

중계동 학원가 인근 단지는 은행사거리를 중심으로 중계주공6단지(600가구), 동진신안(468가구), 라이프청구신동아(960가구), 중계주공5단지(2328가구), 청구3차(780가구), 건영3차(948가구) 등 총 6000가구가 넘는다.

이들 단지의 전셋값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진신안아파트는 지난달 전용 101타입이 8억5000만원에 신규 전세 거래됐다. 또한 청구3차 전용 84㎡는 지난 1일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단지 모두 노원구에서 가장 전셋값이 비싼 단지로 꼽힌다.

현장에서는 전셋값과 달리 매수를 원하는 수요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계동 학원가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상가 문의는 꾸준히 오지만 아파트는 수요자 관심에서 멀어졌다"면서 "학교가 개학하면서 그나마 오던 전월세 문의도 급감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B씨는 "과거에는 투자 목적으로 매수하려는 수요자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없다"면서 "강남권 집값 훈풍이 노원구로 번지거나 수요가 몰리는 여름방학 시기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계동의 경우 낮은 재건축 사업성이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치동·목동과 달리 중계동은 노후 주택이 다수임에도 정비사업에 대한 의문이 큰 탓이다.

중계동 학원가 인근 단지 다수도 준공 후 30년을 넘어섰다. 중계주공5단지는 1992년 입주했고 동진신안, 중계주공6단지, 라이프·청구·신동아(1993년) 등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C씨는 "최근 수년간 노원구에서 정비사업을 마무리한 단지가 손에 꼽는 만큼 몸테크(정비사업 후 시세차익을 노리고 노후 주택에 거주하는 재테크)를 하기에도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또한 "전세로 살고 싶은 지역이 있고 매수를 하고 싶은 지역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중계동의 경우 전셋값은 이어지겠지만 아파트값은 이와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파트값과 별개로 중계동 학원가에 대한 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출생아 수는 줄어들고 있음에도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매년 증가세인 만큼 학원가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과거부터 출산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지만 학원가와 학군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면서 "줄어든 자녀 수만큼 더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이 커지면서 중심 학원가에 대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