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서울과 인근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은 지방 건설사는 시장 침체 직격탄을 맞으며 부도와 폐업 건수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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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은 60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었다. 다만 2022년 82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26.7% 작은 수준이다.
그마저도 기업 규모 상위 100위 기업 계약액이 늘었을 뿐 100위 밖 기업은 여전히 계약액이 감소세다. 상위 1~50위권 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27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51~100위는 2조8000억원으로 21.7% 늘었다. 반면 101~300위권은 4조6000억원으로 11.0% 감소했고 301~1000위권은 12.1% 감소한 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지방에 주로 기반을 둔 중소건설사의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하고 있다. 고금리·공사비 상승에 자금 부담은 심해졌는데 지방 청약 시장은 한파가 이어지는 탓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7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의 약 80%,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82%가 지방에 쏠려 있다.
중소건설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폐업하는 건설사도 늘어나고 있다. 27일 기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등록된 부도 건설사(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된 업체 제외) 수는 23곳으로 이미 지난해 총 부도업체수(21곳)를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5곳이 몰려 있고 지방에 18곳이 쏠렸다.
지방 중소건설업체가 흔들리면서 지방은행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4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75%)중 건설업(1.36%)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지방 분양 시장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수요가 몰린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분양 시장은 미분양 물량이 쌓인 상황에서 신규 물량도 나오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9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강원(109.1)을 제외한 지방 전역이 기준점(100)을 넘어서지 못했다. 부산(90.9→81.0), 전남(73.3→64.3), 경북(93.8→86.7), 경남(93.8→86.7), 광주(70.6→66.7) 등은 전월 대비 지수가 하락하며 부정적 전망이 더 강해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물을 짓고 분양해서 대출을 갚아야하는데 분양 성적이 나쁘니 대출을 갚지 못하는 업체가 늘었다"면서 "해외사업 기반을 갖춘 업체는 국내 건설경기가 나빠도 버틸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는 미분양 적체가 장기화하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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