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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첫발' 네이버웹툰…美 나스닥 상장 성공하기까지 [IT돋보기]


2005년 말 정식 서비스 시작 후 약 20년 만에 미국 뉴욕증시 입성
2014년 영어 서비스 시작하며 해외 진출…"美 투자자로부터 성장성 인정 받아"
나스닥 상장 성공…거래 첫날 공모가 보다 9.5% 높은 23달러에 마감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네이버웹툰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한국 콘텐츠 기업으로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첫 사례다. 2005년 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이 약 20년 후 성공적으로 나스닥 데뷔전을 치르기까지의 발자취를 짚어봤다.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경영진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효정 최고제품책임자(CPO), 손혜은 최고디자인책임자(CDO),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 김준구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 데이비드 최고운영책임자&최고재무책임자(COO&CFO), 박찬규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네이버웹툰]

◇디지털 만화 '웹툰, 2조원 규모 산업으로 성장…"글로벌 산업으로 인정"

디지털 만화를 의미하는 웹툰(웹(web)과 만화를 뜻하는 카툰(cartoon)을 합친 말)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해 온 만화 시장에서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는 2004년 6월 웹툰 서비스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선보였으며 2005년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내에서 웹툰 사업은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조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그 규모를 키워가면서 2015년에는 1호 사내독립기업(CIC)이 되고 2017년에는 네이버의 자회사로 독립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이를 토대로 네이버웹툰은 한국을 넘어 해외까지 '세로로(위에서 아래로) 읽는' 웹툰이라는 콘텐츠를 알리는 데 성공했으며 2022년 기준 매출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산업으로 키우는데 기여했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상장 후 기자들과 만난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시작한 사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인정받았고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성장성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소감을 밝혔다.

상장 기념 타종(오프닝벨) 행사에는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해진 창업자가) 자랑스럽다고 하면서 울컥하더라, (그동안)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네이버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향후 관계를 많이들 궁금해 했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살다가 아들이 독립하고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라면 '아들아 나보다 더 성공한 삶을 살아라. 그리고 필요한 게 있으면 얘기하라' 이렇게 말할 것"이라며 "이 GIO에게도 이 이야기를 했는데 듣고 웃으셨다"고 말했다.

◇'누구나 작가 될 수 있다' 창작자 중심 생태계…"매년 100만명씩 증가"

2000년대 초 우리나라에서 태동한 웹툰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성장성을 인정받은 데는 창작자(작가)의 유입을 늘리며 저변을 넓힌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006년 네이버웹툰은 한국에서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도전만화' 코너를 선보였다.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을 모아 놓은 '베스트도전' 코너도 마련했다. 다양한 창작자가 있어야 콘텐츠(웹툰)를 보기 위한 독자(이용자)가 모이고 이것이 다시 창작자를 유입시키고 활발히 활동하게끔 하는 구조(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왼쪽부터 셴(Shen)·손제호·애나 토드(Anna Todd) 작가, 김준구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 잉그리드 오초아(Ingrid Ochoa)·김규삼·조석 작가가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미국 나스닥 상장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웹툰 작가가 작품 활동에만 전념해도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수익 모델을 다각화했다. 기존에는 원고료가 작가 수익의 전부였던 데서 콘텐츠 유료 판매(향후 공개될 웹툰 회차를 유료 결제를 통해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미리보기' 도입 등), 작품 내 광고, 지식재산권(IP) 사업(웹툰 원작 2차 콘텐츠 사업화 지원) 등으로 넓히며 작가와 네이버가 관련 수익을 나눠 가지는 구조를 구축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에 '1억원을 버는 작가를 만들자'로 시작해 규모를 점점 키워 10억·50억·100억원을 목표로 하면 (작가의) 생태계가 건강해질 것이고 그 결과 (우리) 플랫폼의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봤다"며 "처음부터 우리(플랫폼)의 매출을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작가의 수익 성장을 목표로 했고 그 결과로써 매출도 얻어냈다"고 말했다. 김용수 웹툰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체 창작자(크리에이터) 수는 2400만명으로, 매년 100만명씩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툰'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던 美서 도전…나스닥 상장 성공하기까지

한국에서의 성공과 성장 방정식을 토대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2014년 7월에는 '라인웹툰' 영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해외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웹툰이라는 단어조차 낯선 미국에서 서비스를 선보여 지금은 '웹툰(WEBTOON)'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는 영어 외에도 일본어·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제공하며 전 세계 이용자 1억7000만명을 확보한 서비스로 성장했다.

디즈니가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실사 영화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미디어 제국'을 이룬 것처럼 네이버웹툰도 웹툰 플랫폼(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IP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으로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는 웹툰과 웹소설 기반의 영화, 드라마 등 제작을 추진하는 왓패드웹툰스튜디오가 미국 할리우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 거래 첫날 공모가(21달러)보다 9.5% 높은 23달러(약 3만1900원)에 마감하며 상장에 성공했다. 개장 초 한때 14%까지 상승 폭을 넓히기도 했다. 첫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29억 달러(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IPO를 통해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게 된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위한 작가 양성과 작품 발굴, IP 사업 확장, 인공지능(AI) 기술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할 전망이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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