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국내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이 공정위발 '위기'에 직면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C-커머스)이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과징금을 맞으면서 C-커머스 대응은 물론 준비 중인 '전 국민 무료배송'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 및 CPLB(PB상품 전담 납품 자회사)의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이들 회사를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공정위는 쿠팡이 PB상품 및 직매입 상품(자기 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특정 상품에만 순위 점수를 가중 부여하거나, 실제 검색 결과를 무시하고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자기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저해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의 효율적 자원 배분이 왜곡됐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쿠팡은 공정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시대착오적이며 혁신에 반하는 조치"라며 "전 세계 유례없이 상품 진열을 문제 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이러한 상품 추천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직매입 서비스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C-커머스' 대응 어쩌나…'전 국민 무료배송'도 위태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사실상 유일하게 C-커머스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과징금 부과로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알리·테무는 저가 공세로 국내 이용자를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최근 다소 주춤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풍부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에 물류센터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등 몸집 키우기를 이어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두 기업은 국내 이커머스 방문자 수로 5위 안에 랭크되는 등 빠르게 국내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쿠팡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까지 '전 국민 무료배송'을 목표로 경북 김천, 충북 제천 등 전국 8곳에 신규 물류센터 착공과 운영에 3조원 투자, 국내 중소 제조사 포함 한국산 직매입 상품 22조원 투자 등 투자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이 좌초될 위기에 직면한 것은 물론 편하고 빠른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역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쿠팡 상품 추천 금지로 소비자 사용성과 상품 접근성이 위축되면 구매, 쿠팡 매출 저하는 물론 추가 투자 축소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을 자유롭게 추천하고 판매할 수 없다면 모든 재고를 부담하는 쿠팡으로서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고 결국 소비자들의 막대한 불편과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전 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원 물류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역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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