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일본 메신저 서비스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LY주식회사)에 대한 자본 관계 재검토(지분 재조정) 문제가 급부상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라인야후와 관련해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입장은 정리가 안 돼 정리되는 시점에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3일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와 관련해 궁금증이 많으실 걸로 알고 있다"며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있으나 네이버는 이를 따를지 말지 결정하기보다 중장기 사업 전략 차원에서 결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정부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대응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정부에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일본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에서 개인정보 약 51만9000건이 유출됐다.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와 내부 시스템을 일부 공유하던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서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이 개인정보 유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고 보고 라인야후에 두 차례 행정지도를 통해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지분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야후의 실질적 모회사인 A홀딩스 주식을 50% 가지고 있는데 이를 소프트뱅크가 추가 인수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도 A홀딩스의 네이버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라인야후와 관련해) 기술적 파트너로서의 입장이 있었고 긴밀한 상업적 협력은 아직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행정지도로 시스템(인프라)을 분리해서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방향성이 나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인프라 매출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부분은 현재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항이 많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4월 5개의 사내독립기업(CIC)을 12개의 전문조직으로 세분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으며 이를 토대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조직 개편을 통해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사업 조직을 기반으로 시장 동향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화 추천을 기반으로 네이버 모바일 앱의 체류 시간 확대와 새로운 수익 창출에 집중해 왔으며 그 결과, 앱 메인 화면의 일 평균 체류 시간은 개편 전인 지난해 말 대비 10% 성장했다"며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검색 등 네이버의 핵심 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장기적인 기술 성장을 창출해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5261억원, 영업이익 4393억원을 기록했다. 광고의 계절적 비수기에도 커머스(쇼핑)·핀테크(페이)·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8%, 영업이익은 32.9%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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