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탈탄소, 친환경 기조가 확산하는 가운데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며, 냉난방공조 사업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LG전자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공조사업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은 지난해 독일, 인도, 미국 3곳에 현지 법인을 신설했다. 하이엠솔루텍은 지난 2021년부터 해외 거점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0년까지 필리핀,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등 3곳에 있었던 해외법인은 △2021년 이집트, 폴란드 △2022년 멕시코, 헝가리, 인도네시아를 신설하며 지난해까지 총 11곳으로 늘렸다. 최근 3년 새 4배 가까이 글로벌 거점을 확대한 것이다.
하이엠솔루텍의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하이엠솔루텍 매출은 2019년 1738억원, 2020년 1862억원, 2021년 2094억원, 2022년 2605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전년도 매출액을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의 냉동공조 자회사인 에이스냉동공조는 지난해 미국 공기조화장치의 생산과 판매를 위한 미국 법인을 신설했다. 에이스냉동공조는 앞서 지난 2022년 헝가리에 첫 해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이번에 두번째 해외 생산거점인 미국 법인 설립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공조서비스사업 등 B2B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조 사장은 지난해 '2030 미래비전 발표회'에서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액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톱티어(Top-Tier)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LG 알래스카 히트펌프연구소'를 신설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와 협업해 2030년까지 히트펌프 600만대를 공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도 캐리어·다이킨·트레인 등 글로벌 9개 주요 공조 업체와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냉방공조 사업과 관련한 추가적인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내비쳤다. 조 사장은 전날 열린 LG전자 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냉난방공조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존슨콘트롤즈의 HVAC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인수가는 50~60억 달러(약 6조7000억원~8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1885년 설립된 존슨콘트롤즈는 냉난방·공기청정 관련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가정용 및 상업용 공조장비 및 환기, 보안, 화재 감지 장치 등을 공급한다. 존슨콘트롤즈는 인공지능(AI) 스마트 빌딩 솔루션에 집중하기 위해 HVAC 사업부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존슨콘트롤즈 인수가 성사되면 지난 2017년 전장·오디오 기업인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한 지 8년 만에 이뤄지는 대형 M&A여서 더욱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인 'AHR 엑스포(The International Air-Conditioning, Heating, Refrigerating Exposition)'에 참가해 혁신적인 공조 솔루션을 선보이며 북미 시장 공략 강화를 알리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BIS 월드에 따르면 전 세계 냉난방공조(HAVC) 시장 규모는 올해 584억 달러(약 79조원)에서 2028년 610억 달러(약 8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HVAC 시장은 탈탄소, 친환경 기조가 강화되면서 전력 효율이 높은 공조기 수요가 높아지며 주목받고 있다.
현재 HVAC 시장의 선두 기업은 일본의 다이킨공업, 중국의 미디어그룹 그리 등이 꼽힌다. 여기에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며 추격하고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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